15.3.23 고모님 산소에 영산홍 꽃밭을 만들다./264
사랑하는 내 마음의 숙제
계속 안고 있으면 부담이 된다.
예전 좋아하시던 꽃
가꾸어 기쁨 드리려던 약속
연년이 갈 때만 떠 올리는 버릇
오늘 짬을 내어 고종을 일군다.
다행이 별일 없단다.
나무시장 들러 꽃을 고른다.
산소 가에 부끄럽게 피는 꽃 영산홍
행복감 분홍 40본
순결함 하양 10본
우리 고모 성품에 맞게 고른다.
한 무데기 붉게 피어
늘 외롭게 사신 일생 환하게 시리
산가 동산댁 대문은 늘 열려있다.
바람 스치고 가고
새소리 물소리 함께 노니는
잔디 이불 폭신한 명당
살던 동짱 동네 내려다 보고
운천지 찰랑대는 봄물도 보고
눈앞에 몽탕몽탕
흰색 두 볼 연지 찍고
분홍색 목에 두 줄 두르고
정성 들여 괭이질 호미질
물통으로 물 듬뿍
봄이 가기전에 분홍꽃 피리
여름 오기전에 하양꽃 피리
오늘 고모님 웃음 웃으며
우리 자야 왔나!
우리 문태 왔나!
봄뜨락 거닐며 행복해 하시겠지.
늘 인연은 가슴에서 논다.
오늘따라 굴천 동네가 환해진다.
누이까지 만나
등 굽은 배낭 메고
인연줄 당기며 다정했다.
시금치 한 묶음
봄동 한 봉지
그게 사랑이 주는 화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