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재현이의 귀향

황와 2015. 2. 18. 00:43

15.2.17 아들내외 손자 설 쇠러 내려왔다. / 264

설날 온다고

차례 음식

대목시장 나돌며 장만하고

수첩에 눌러쓴 물목

전꺼리 나물꺼리

과일 국물 꺼리

떡국꺼리 꼭 쌀 담가 

떡집 갖다주고

서 되니 너 되니 늘 다투고

인심 나무라기만 하는 세밑

 

멀리서 출발한다는 전화 듣고

하느님 용왕님 무사히 도착하기를

정화수 떠놓고 손 비비는 어미 

곁에서 보는 사람도 한통속이 된다.

평소 어지럽게 널어둔 옷도

어느새 옷걸이에 걸리고

눅눅한 이불 샛파람에 널어 말리고 

이발소 미장원 가서 머리 다듬고

냄새 줄까 봐

병균 묻힐까 봐

온몸을 깨끗이 닦는다.

 

내 몸을 다듬는 까닭

나를 위한 것인양

위생을 위한 기도인양

결국 그를 맞이하기 위한

늘 웃음 준 우리 손자 재현이

늘 깨끗한 맘으로 

늘 무균질인 생각으로 

다듬고 가꾸어 

기쁨으로 안고자하는  

할아버지 할미의 기쁜 준비

 

다왔다는 전갈에 

마루에 불 넣어 데우고

따뜻한 물 데우고 

간식꺼리 고구마 밤 삶고 

문 열고 버선발로 나서서  

소설 속의 만남이 기다린다.

저 멀리 들어오는 차 

문 열고 마주하는 얼굴

우리 재현이 왔나?

두려움에 울음 우는 만남

덤북 안기지 않는 현실이 섭섭해진다.

 

집안을 아장아장 걷는 적응

이방 저방 드나들며

모서리 이마 찧을까 

따라다니며 조바심 

한 마디 내미는 말 

반가운 의미를 붙여 해석한다.

할배라고 했다.

할미라고 했다.

재현 어디 있니? 

작은 손가락 제 몸 가리킨다.

그 모든 행동이 웃음이다.

그렇게 행복한 때는 지금껏 없었다.

손자가 주는

할아버지 할미의 천국 이야기다. 

 

'따뜻한 만남 1 > 가족사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삼촌 문병  (0) 2015.03.06
설날 그리고 손자들의 재롱  (0) 2015.02.21
처삼촌 5주기 참석  (0) 2015.02.16
김장은 어미의 사랑법   (0) 2014.12.14
할배 택시  (0) 2014.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