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다래미 아재집의 때늦은 혼사

황와 2014. 10. 20. 08:00

14.10.18. 원호아재 둘째아들 드디어 장가가다./264

 

이 세상 아비 어미

자식 잘 되길 정화수 떠놓고 

하염없이 가슴을 쓰다듬는다.

그걸 자식은 아는지 모르는지.

가슴앓이 병으로 

그 무서운 자신을 갉아 먹는 우울증

세상을 비판했었다.

열 사람 몫을 다하던 신체

터졌다하면 불러 대던 고향 지킴이

그분들의 가슴에 오로지 오로지

남들과 같기를 염원했었는데.....

 

못난 장남은 이십여년간

 IMF 신용 불량자 되어 오도가도 못하고 

애꿋은 아비 등짐 지고 논 갈며 일군 돈 

퍼 짊어지고 나가고,

둘째 놈 집안의 기둥 희망 걸어

서울 유학 보내 잔치할듯 기대했으나

선생 된다는 소식

십여년 지나도 깜깜 무소식

딸 하나 같이 살다가 시집 보내고 나니

내 신세 왜 이럴꼬?  

 

훤칠한 키에 대를 바꾼 얼굴

나가면 일등 총각이건마는

어깨 쳐진 자식들 모습

하는 일마다 대답이 없다.

그때부터 입을 닫았다.

세상이 궁금해 하는 일

시집 장가 가고

아들  딸 손자 놓고

아무나 하는 걸 못하는 한풀이 

서럽고 먹먹해서  

가슴 피멍울 안고

까마득한 밤길 혼자 걷고 있었다.

 

달음산 너머 다래미 산마을

두어 뙈기 전답에 찢어지는 가난 

아들 삼형제 뿔뿔이 머슴살이 객지보내고

다리 저는 어미는 복숭 과실 함텡이 이고

찌그덕찌그덕 질매재 고개 넘던

외톨이 외갓마을로 넘어갔던 가족사

다시 고향이랍시고 그 고개 넘어왔으되

오로지 믿을 건 내 몸 하나 뿐 

엎드려 땅 파고 모질게 아껴 모은 알짜배기

희망이 줄줄 새어 나가니 

몸이 아프다.

보는 이의 맘이 아프다.

 

다래미 원호 아재

그 따뜻한 마음에

햇빛 들도록 모두 기도했었다.

요즘 조금씩 세상을 깨어나더니

드디어 둘째 장가간단다.

부둥켜 안고 방방 뛸듯이 기쁘다.

"이제 나도 며느리 봤다 !"

이제 제발 훌훌 떨고 밝은 세상 보라고

경사 집에 이웃들이 줄줄이 몰려든다.

딩가딩가 장고 치고 춤이라도 추련만

지팡이 짚고 억지 웃음 짓는 신세

낙매 무릎뼈에 금이 갔단다.

새잔치 혼주가 기브스 다리 절며 나갔다니

기쁨은 이런 고통도 함께 준다.

 

한복 차려입은 듬직한 새 신랑 각시

손님 위해 웃음 웃고

온 가족도 통증 제껴두고 웃음 밝아졌다.

평소 농담 잘하고 넉넉했던 성품 

굳은 얼굴을 간간이 푼다.  

이제 제발 잘 살아 달라고

보통 사람처럼 자주 찾아 고향집 들리라고 

백발 종형인 내가 부탁 부탁했었다.

이제 집안 잘 꾸리고

남들처럼 잘 살거라.

소박한 꿈   

아버지 다래미 아재와

어머니 등 굽은 모단댁이 비는

넋두리 기도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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