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7 며느리 애기 갖고 첨으로 집에 내려왔다./264
사람의 맘 이율배반
아닌듯 긴듯
해석이 따로따로다.
애 가진 몸 걱정된다고
애기야!, 제발 내려오지 마라.
속으론 부른 배 눈으로 만지고 싶은데
삼 년간 기다려온 소식
얼마나 고우랴 !
시어미 지엄한 명령 벗고
그리던 애기
눈 지끈 감고 내려왔다.
온 집안 비상이 걸린다.
애기 손님 맞이하려고
개구장이 외손주들 펼쳐 놓은 난장판
억지로 이리저리 끼우고 치운다.
반가운 우리 애기
짚동만한 몸이 고맙다.
온 식구가 기쁜 선물을 받는다.
기다림 얼마나 숭고한 지
할애비 할미는 그게 행복이더라.
아직 나오지 않는 기대
성명학을 머리맡에 둔다.
기다림은 가치를 높이는 행위
참 길어진 목숨
미래를 일깨운 기대,
인간이 인간을 만드는 행위
할애비 만큼 숭고하다.
조상에게 고개 드는 자랑
자꾸 웃음을 참는다.
할미될 그이는
곁에 앉아 배를 쓰다듬고
이래라 저래라 주문이 많다.
평범한 할배 난
부디 평온한 맘으로 기다리라고
어깨를 미소로 누른다.
밤 새워 한 밤 자고
조상 산소 벌초 마치고
조상님 배웅 받으며
할애비 할미 조심하라는 손흔듦
천천히 천천히 상경하라고 했다.
추억의 천리길 귀향길
오니 반갑고 고맙다.
참 사람은 간사한 속물
무사한 도착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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