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27 장모님 산소 주변 드렁칡 넝쿨 걷고 정리하다./264
지난 겨울철부터
벼르고 벼르던 일
하릴없이 바쁜 몸
짬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과감히 일정을 뺐다.
낫 톱 가위 삽 괭이
모두 챙겨 넣었다.
둥근 중절모 볕가리개도
남지 용산 골을 찾아들었다.
외로운 묘표만 골 안에 곧게 섰다.
언덕배기 칡넝쿨 씨 자라는 곳
잡나무 베고, 넝쿨 자르고
들숨 날숨 가빴다.
가슴앓이 현상이 또 도진다.
하다가 쉬고 쉬다가 하고
모진 방초 칡넝쿨
밭언덕 그물을 짜고 있다.
그 몹쓸 것들이
무더운 여름내내 흡혈귀처럼
잔디밭을 덮고 뿌리를 박는다.
온 식물이 천천히 사그러진다.
그들 악착 같은 그것들
잘라 없애야 고운 잔디가 자란다.
두어 시간 시달리고
땡볕에 목 뒷덜미 구이니
대강 청소 마쳤다.
눈이 가는 곳 어슬픈 현장
쌓아둔 잡무더기 사방 고르고
삽질 정말 땅떼기처럼 고통이었다.
또 흙이 찬 도랑치기
작년 홍수에 토관이 반쯤 묻혔다.
어지러운 숨 참으며 퍼서 긁어내고
한결 반반하게 골랐다.
할 일 다하니 점심시간
종처남 불러 쇠고기 전골 쏘고
처남 텃밭에 가꾼 푸성귀 두어 봉지
댓줄에 널어 말린 시레기 두 가닥
줄 게 없는지 착한 맘이 읽힌다.
나도 대답 주어야지
종중 시사 축문 꺼내 읽고 고치고
컴퓨터에 심고 보니 해그름 때
집에 돌아와 기쁜 맘 저녁 식단 기다렸다.
채소식(菜蔬食) 나의 식도락(食道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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