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칡넝쿨 걷기

황와 2013. 3. 27. 21:36

13.3.27 장모님 산소 주변 드렁칡 넝쿨 걷고 정리하다./264

 

지난 겨울철부터

 벼르고 벼르던 일

하릴없이 바쁜 몸 

짬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과감히 일정을 뺐다.

낫 톱 가위 삽 괭이

모두 챙겨 넣었다.

둥근 중절모 볕가리개도 

남지 용산 골을 찾아들었다.

외로운 묘표만 골 안에 곧게 섰다.

 

 

언덕배기 칡넝쿨 씨 자라는 곳

잡나무 베고, 넝쿨 자르고

들숨 날숨 가빴다.

가슴앓이 현상이 또 도진다.

하다가 쉬고 쉬다가 하고

모진 방초 칡넝쿨

밭언덕 그물을 짜고 있다.

그 몹쓸 것들이

무더운 여름내내 흡혈귀처럼

잔디밭을 덮고 뿌리를 박는다.

온 식물이 천천히 사그러진다.

그들 악착 같은 그것들

잘라 없애야 고운 잔디가 자란다.

 

 

 

 

두어 시간 시달리고

땡볕에 목 뒷덜미 구이니

대강 청소 마쳤다.

눈이 가는 곳 어슬픈 현장

쌓아둔 잡무더기 사방 고르고  

삽질 정말 땅떼기처럼 고통이었다.

또 흙이 찬 도랑치기

작년 홍수에 토관이 반쯤 묻혔다.

어지러운 숨 참으며 퍼서 긁어내고

한결 반반하게 골랐다.

 

 

할 일 다하니 점심시간

종처남 불러 쇠고기 전골 쏘고

처남 텃밭에 가꾼 푸성귀 두어 봉지

댓줄에 널어 말린 시레기 두 가닥

줄 게 없는지 착한 맘이 읽힌다.

나도 대답 주어야지

종중 시사 축문 꺼내 읽고 고치고

컴퓨터에 심고 보니 해그름 때

집에 돌아와 기쁜 맘 저녁 식단 기다렸다.

채소식(菜蔬食) 나의 식도락(食道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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