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24 단목 외갓집 모처럼 방문하다./264
외갓집 기쁨의 길
구름 속에 달 스치듯
어린 생각이 미치니
우리 오누이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난다.
열 일곱에 시집 와서
기 한 번 펴 보지 못한 채
억눌려 산 세월
머슴처럼 산 짧디 짧은 이십대 인생
나무내강 귀신되어
불여귀(不如歸) 애닯다.
그 어미 자식들 우리 삼남매
모자란듯 그저 그렇게 아이들 낳고
밥 먹고 살 만큼 세월 이고 살았다네
누난 2남 2녀 자식
가족 이루어 밥벌이 하고
난 오누이 또 그렇게
교사 약사 제 일하고
동생 1남 3녀 자식
어리게 살며 창훈이 장애인 앵커되었고
혜목산 질매재 아래
부모님 만나 산 기운 받고
단목골 진주 하씨 집성터 관동 마을 네째 집
외숙부 대문 앞에 앉아
오는 차를 하나하나 세고 계셨다.
차운 날씨에 여든 노인 몸 생각 않고
은암(隱岩) 진양 하씨 일자 원자(一源)님
올해 여든 셋 진주 향교 유림 어른이시다.
외조부님 4남 5녀중 남형제 미성전 요절하고
홀로 남아 씨앗되신 외숙부 내외
여자매 중 세째는 우리 엄마
이모 셋은 아직 살아 계신데
누이와 우리 내왼 자궁에 온듯 포근하다.
진양하씨 뼈대있는 남인 집안
외증조 할아버지
사봉 굼실 진양정씨와 혼인하여
단목서 굼실로 이거하셨고
외할아버지 다시 고개 넘어 등건리로 이사하여
거기서 외삼촌 이모 태어나 자랐었다네
외조부 출입하며 훈장 사돈끼리 정혼하여
우리 집안과 인연 맺어 내왕하며
학자 기풍 집안 사돈이라
가난한 선비 먹을 것 없는 가세에
집안 지키랴. 전통 세우랴.
정신 재산 배 곯고 견뎌냈었다네.
그 외숙부 오늘 머리 벗겨진 채
당뇨에 위장 장애, 골반 이상 종합병원
양 지팡이로 문밖 출입이 서러우시다.
우릴 그렇게 사랑해 준 어른이신데
우린 예사롭게 나이를 버렸었다.
여든 다섯 외숙모 못난 우리 왔다고
떡 하고 감 따고 밥 하고 야단이시다.
어머니 만나는 마음 고마운 배려
옛부터 너무 챙겨 주시는 성미 땜에
귀찮아 도망치곤 했는데
미안한 생질 우리를 위해
주섬주섬 또 챙겨 넣어 주신다.
이제 허리 굽고 병든 몸
자식들이 잘 해 준다고 자랑이다.
우린 미안해 입을 다문다.
현관 벽에 기운 액자 자랑하며
외줄기 곧은 조상 믿고 사신다.
내외분 그래도 짜증내지 마시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게 빌었다.
나이든 생질놈들 뚱딴지 같은 방문에
반기시는 모습 더 고맙다.
언제 또 보시게 될런지
북창장, 딱박골, 가정리, 월강교 넘어
삼거리 동배 점포에서 서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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