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3 두 손자와 용마산공원 걸었다./264
찬호와 세호
일요일 지겨움 떨고 따라 나선다.
할미가 감자 바나나 우유 과자
가방에 한 짐
어린 세호가 짊어진다.
먹을 게 노는 것
마산도서관에 차 세우고
쫄랑쫄랑 푸른 길을 끌고 오른다.
찬호는 시비(詩碑)를 읽고
세호는 용마 어린이집에 눈독을 들이는 듯
산마루엔 햇살이 넓게
나무밑 그늘을 짙게 드리웠다.
바람이 살랑살랑
콧등의 땀을 식힌다.
벌써 등에는 땀이 끈끈하다.
충혼탑 앞 조용히 서서
큰 놈은 두 손 모아 묵념하고
작은 놈은 무릎 끓어 절하고
갖고간 간식 절반은 삼킨다.
대단한 식성 웃음이 답장이다.
둘렛길을 돈다.
푸른 오솔길이
두 놈 손자에겐 비좁다.
뛰다가 걷다가
팔손이 마른 잎이 장난감이다.
우산 되어 쓰다가
칼싸움 하다가
정자서 한바탕 술레잡기
기다리던 엄마는 오지 않고
거북 물꼭지서 한바탕 물장난하고
지그재그 정상 전망대에 올라
무학산을 야호로 불러 세운다.
둘레에 늘어선 간이 운동기구
일일이 점검하고
다리 벌려 힘차게 걷고 흔들더니
애비 목소리에 모두 버리고
행복한 공원을 내려왔다.
조손이 아름답게 걸었다.
황장군 냉면이 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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