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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그렇게 싫었던 시꺼멓게 섞인 밥
간장에 비벼먹은 목숨
연명(連命) 그땐 어쩔수 없는
부모님의 부릅뜬 눈 때문이었다.
무 푸른 머리 잘라
배추 겉 잎 까려서 짚으로 질겅질겅 엮어서
추녀밑 반그늘에 주렁주렁 매달아
허전한 흙벽 가려주던 주름
나날을 바람과 눈빛 먹고 마른다.
무쇠솥 바가지 물에
김나며 여물 냄새 삶았다가
찬물에 목욕하고
바쁜 손 앞치마에 대강 닦고
건성건성 도마위에 잘려
바가지 안에 간장 기름 몇방울
오물조물 밥 몇 숯깔로 나물밥이되었다.
그걸 그 거친 그걸
된장 풀고 멸치 몇 마리 넣고
불화로에 얹으면 된장국
질긴 줄거리 잇빨 새에 끼어든다.
옛 고향의 추억 맛
그 추억 덕에 우리는 살아있다.
여든 넘은 허리 굽은 고모는
심심하면 친정조카에게 전화를 든다.
정성들여 문앞에 걸어
마른 명태처럼 아껴둔
추억 몰고 가라고 .......
여물 냄새가 고모 생각이다.
[허물어진 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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