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시래기

황와 2012. 3. 8. 08:19

12.3.8/264

 

어릴 때 

그렇게 싫었던 시꺼멓게 섞인 밥

간장에 비벼먹은 목숨

연명(連命) 그땐 어쩔수 없는

부모님의 부릅뜬 눈 때문이었다. 

 

 

무 푸른 머리 잘라 

배추 겉 잎 까려서 짚으로 질겅질겅 엮어서

추녀밑 반그늘에 주렁주렁 매달아

허전한 흙벽 가려주던 주름

나날을 바람과 눈빛 먹고 마른다.

 

 

무쇠솥 바가지 물에

김나며 여물 냄새 삶았다가

찬물에 목욕하고

바쁜 손 앞치마에 대강 닦고

건성건성 도마위에 잘려

바가지 안에 간장 기름 몇방울

오물조물 밥 몇 숯깔로 나물밥이되었다.

 

 

그걸 그 거친 그걸

된장 풀고 멸치 몇 마리 넣고

불화로에 얹으면 된장국

질긴 줄거리 잇빨 새에 끼어든다.

옛 고향의 추억 맛

그 추억 덕에 우리는 살아있다.

 

 

여든 넘은 허리 굽은 고모는

심심하면 친정조카에게 전화를 든다.

정성들여 문앞에 걸어

마른 명태처럼 아껴둔

추억 몰고 가라고 .......

여물 냄새가 고모 생각이다. 

 

 

                                                                                      [허물어진 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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