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설날 작은 아버님 첫 제사

황와 2012. 1. 24. 10:33

12.1.23 설날의 기록/264

 

곁에 있던 외손자놈들 재잘거림

제 할미 찾아 떠나고

작년 동짓달 혼인한 아들 내외 먼 분당서 

밤 늦게 기다림만큼 반갑게 안긴다.

보냄과 맞음이 부모의 근심이고 기쁨다. 

 

약골 아내는 혼자서 부엌에서 시장으로

온갖 제삿상 준비에 정(情) 퍼먹일 음식

거기에 혼자 버릇, 곁에 며느리가 지켜선다.

고시랑고시랑 쉬지않는 고부(姑婦)간 새실

지금 한창 옛것을 전하는 중이다.

그 모습 너무 곱고 아름답다.  

허리야 팔이야 짬짬히 누워 쉬어야하는데

가르침은 쉬지않고 몇 시간을 버틴다.

배려의 깊이는 피로도 밀어낸다.

예쁜 며느리 전 붙이고 제기 닦고

고소한 향기가 집안에 가득하다.

그러나 난 몸살에 약과 이불쓰고 눕고

 

설날 삼대 조상 정성으로 만나고

올해는 꼭 손주 하나 점지하기를 축원하고

철상후 먹는 둥 마는 둥 떡국 한 방울 먹고

고향으로 고속도로를 올랐다. 

작년 이날 존경하던 집안의 기둥 남파 숙부님

당신께서 오늘 만남 약속하고 떠나셨었다. 

축문을 써서 품에 안고 갔다.

 

 

첫 제삿날 온 가족 다 모여야하는데

설날 제사 모시고 출발하니 모두 늦다.

11시경 늦은 제사를 올린다.

한복에 두루마기 중절모 쓰신 인자한 촌노 

검버섯 까맣게 박힌 웃음띈 얼굴 그대로다.

서로들 만남이 기쁨인 듯

안부 묻고 덕담하고 외로움 지우는 게 제사다. 

난 떨리는 목소리로 축문을 읊었다.

1년 세월에 모서리가 제법 닳아 둥글어 졌다. 

갈비찜 고아 손님 맞이하며

당신 며느리도 적응의 빛 보이고

손주 아이들 소리는 방을 뛰놀고

살아있는 모습 생전 그대로.

산소에 죽 늘어서서 세배 올렸다.

 

명은이 내외도 세밑 결혼 후 첫 방문

가족이 친척으로 변해 가는 길을 본다.

큰집 둘러 또 정 나누고

정거장 고속도로 피해

함안 구석구석 감돌아 남지로

어둠 깔고 오는 저녁 때

장모님 산소에 네 가족이 섰다.

못해준 것 밖에 없는 생각에 아내는 울었다. 

그리고선 밤새워 챙겨둔 음식 싸서

자정 넘어 출발 자식 걱정 꿈 속에서 손 흔들었다.

이제쯤 무사히 도착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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