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현란한 달집 회고(懷古)

황와 2012. 2. 6. 23:13

12.2.6 정월대보름 양덕1동 동신제 참가 / 264

 

달집 짓는 정월대보름

대밭집 아들 난 

대밭을 생명처럼 지키는 부모님 몰래

꼬맹이들 쪼로로 몰고와

대밭 큰대만 골라 밑둥치 위

사정없이 잘라 댓가지 대충 치고.

난 부모님 오나 감시망 눈 굴리고,

늙은 돌감나무 보다 더 큰 장대 여나무 개 질질끌고 나간다.

대밭집 장남 자랑 특권으로......

나중엔 대 뿌리까지 바짝 베지 않았다고 엉덩이 맞고

 

 

아이들 설에 신나게 띄워 놀던 연

대끝에 꿈처럼 매달고

장대 묶어 기둥 세우고

솔 꺾는 조(組) 뒷산 헤매며 청솔가지 베어 기둥 사이에 끼워 넣고

짚 모음 조(組) 짚동 풀어 새끼 묶어 안팎으로 끼워넣고

왼새끼 꼬아 바깥에 칭칭 둘러

문종이에 소원 적어 꽂고,

고추 숯 달아 금줄 만들고

상 위에 앉은 돼지 대가리

넙죽넙죽 절 받고 돈 받아

콧구멍, 입, 귓구멍에 자랑 끼우고

신나는 농악놀이 동네를 메고 하늘 울리고

정갈한 제주(祭主) 소복 단장 맑은 마음 

마을의 화복풍년(和福豊年) 손 비비며 빌었다.

 

 

둥근달 뜨면 고함으로 둥근 맘 읽고

제주 어른 횃불 붙여 사방 귀신 쫓고

헌가슴 활활 떨어 하늘에 날리는 기도 

어미는 가족 안녕 자손 점지 빌고

타다 남은 댓가지 영험한 증표

부작대기 집집마다 한 개씩 가져 갔었다.

그 꾸밈없는 순박한 소망

겨우 입에 풀칠하던 생의 고충 잊고

대보름날 해방되어 오곡밥에 부름깨기, 귀 밝이술

그리고 민속놀이 흥겹게 마감하는 날

올해의 넉넉한 건강과 풍년을 빌었다.

확끈거리는 불곁에 뺨 빨갛게 익으며

떵-떵- 튀는 댓소리에

어린 시절 밤의 축제는 참 현란했었다.

긴 끈 단 깡통에 불씨 담아 빙글빙글 세상 돌리며

쥐불놀이 콧구멍 새까만 추억 달콤했었다.

젊음들은 애인 만들고

짙은 줄 모르고 꺼져가는 불 곁에 밤을 지켰었었다.

 

 

오늘은 양덕 1동 동신제 지내는 날

달집은 만들지 않아도

팔룡산 체육공원에 많은 눈이 모였다.

젯상 차리고 농악 울리고

정성들여 동민 발전과 화평 팔룡산 산신령께 빌었다.

술과 고기 떡국으로 동민 잔치를 벌였다.

참 정겨운 도시속의 시골 풍경.

양덕1동 사랑의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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