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재생 사연(再生事緣)

황와 2011. 8. 17. 14:35

11.8.17/264

 

난 세상 눈 감고 있었다.

득실거리는 군중 속에서 웃음 버리고

한가득 걱정 입 다문 채

자기를 키운 자양분 모른 듯

푸른 숲이 자꾸 노랗게 죽어간다.

 

새로 단장한 병원 건물은

젊은 세대 연애하며 만나는 장소

눈 길 모두 자르고

제 세상인양 무릎에 눕는다.

고운 듯 건방진 듯 

그는 참 교지장(敎旨狀) 같이 용감하다.

 

     

 

 

벤치마다 널린 가족들

시름이 시간인 듯

목까지 찬 울분 삭이며

멍하니 천정 보다가 창문 보다가

좁은 옷 입고 까부는 TV에 목을 넣는다.

 

 

그 많던 웃음 모두 두고

늙고 헐거운 부속품 보울링할 땐가

좀 여유로운 농한기 겨울에 뜯을 것이지

땀나고 물 찾는 가쁜 여름 한나절

인연의 껍질 허물지 않도록

눈 귀 감고 물음 나에게 던진다.

 

 

부디 사연일랑 더 굵게 옷 입히지 말고

스스로 양분 잘라 고사하기를

그래서 아름다운 친구되기를

스스로 울타리 걷고 맨살 부비며

나 사랑이 되리라

그대 사랑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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