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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지갑처럼 투명한 오후
억지 같은 인연들이
동냥통을 들었다.
나는 누구며
너는 또 누군가?
제 터도 잡지 못한 채
제 자리 말둑도 박지 않았다.
코뚜레 고삐 달고
그 말둑에 매여 지내는 인생
한 길 걷는 동반자
손잡고 가자는데
손은 숨고 봉투만 인사를 한다.
그것도 두께만큼 인격을 달고
조화(弔花)는 마냥 복도에 서서
큰 키 순서대로
눈 도장을 찍어댄다.
준 대로 받고
또 받은 대로 주는 것
앙갚음 또 철저한 품앗이
대접하는 대로 돌아온다.
차질이 눈에 읽히면
가슴앓이가 싹튼다.
오늘도 적힌대로
봉투를 벌린다.
그리고선 눈도장 찍고자
피곤한 식장 찾아 손을 흔든다.
고마움은 얼굴 보자는 건데
주객전도(主客轉導)되어
봉투가 손님을 맞는다.
단지 숫자로 표백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