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12 일본 대지진 소식을 듣고 / 264
쓰나미 쓰나미
말은 현상을 불러오는 주술
언제 입에서 튀어 나올 건지
나도 나를 잘 모른다.
뱃속 저 깊은 골에 숨겨둘까?
옆구리 숨겨진 겨드랑이에 샘을 팔까?
아니면 숨이 나오는 목 밑에
좁다란 굴 파고 참고 참으며 쑤셔박아 둘까?
모르면 몰라도 알고나면 나팔 불고 싶은
욕망 사람의 기본 태성이더라.
말이 사람을 만든다.
위대한 존경 큰바위 얼굴도
돌쟁이 자골 할배 정(釘)보다 더 무서운 말로 쪼았고
콩죽 갈아먹는 멧돌도
그 할배 악처(惡妻) 할매 등쌀에 못이겨 쪼았다.
세상을 천천히 쓸어보자는 실험심
들판 천천히 쓸고 갔다.
바다 천천히 거품 만들어 해안을 쓸었다.
속되고 천박한 건 모두 불태워 버렸다.
평소 원한 쌓인 두께 만큼
세상은 충격 만큼 슬픔에 젖었다.
가슴에 애환의 조기를 달자
놀란 가슴을 쓰나미는 청소해 갔다.
내겐 올 설날 숙부 잃은 생슬픔 만큼 애닯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