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19 동마산병원 장모 입원
3 25 노환으로 96세 생애 마감
3.25-28 정다운 장례식장 장례
화장, 남지 용산리 밭에 매장
장모 장례를 마치고 / 육사
새벽 맑은 바람
안개끼고 돌며
새벽 여명을 비집고
눈과 코 사이 어름한 틈새로
푸른 연기를 만들었습니다. 꿈꾸듯이
거기 장독간 개다리소반 위에
새벽 별 떨어지는 찬(冷)
차디찬 이야기가 숨은 정(情)
그 정성 퍼 담으며
지성감천(知誠感天) 인내심 보이던
소복 입은 어머니
정수리서 송곳 빗으로
뿌리부터 다듬은 솜씨
가리마질 정갈하게
분 단장(粉端裝) 깔끔한 성품
도인(道人)처럼 다듬고 또 빗질하였고
조금도 흩어짐 없이 쓸고 쓸어모아
가슴에 응어리 숨기며 키워온 염원
피붙이 사랑 그것 뿐이었습니다.
소망, 깨끗한 바람
잘 되라고,
나는 버려도 너희는 잘 돼야 한다고
언제나 정화수 떠서 기도했었습니다.
알싸한 숨결이 이어진 가족
인연 그 붉은 혈연
꽂꽂이 지켜 온 매서운 꾸중
병으로 닳고 닳아 모서리 죽고
움퍽 움퍽 구덩이 패여
구중물 튀지만
오직 본 대로,
오직 겪은 대로
세상 뒤집지 않고
순리대로 살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차랑차랑 꼿꼿했었습니다.
정화수 앞에 무릎 꿇고
청결한 소짓종이 불 붙여
두 손 모아 비비며
또 비비며
핏줄 도리(道理) 염주 꿰어
맑은 바람에 흩날리던 주문(呪文)
이제 그 바램 옭갱이 풀리듯
세월이 잡아갔습니다.
아흔 여섯 해 일세기(一世紀) 영혼을
어머니는 전설되어
새벽안개 맑은 바람 타고
혼잡한 신작로 피하여
새벽 한적한 시골 자갈 길을
새벽장 가듯 소복 입고
우리 곁을 손 흔들고
웃으며 떠나셨습니다.
고 창원황공 휘 정환 (故 昌原黃公 諱 廷煥)
배 유인 진양정씨 영위 (配 孺人 晉陽鄭氏 靈位)
깔끔한 지조(志條) 남기고
자손 이별 배웅 받고
홀연히 홀연히
질긴 연(緣)을 풀고
바람 차(車)에 올랐습니다.
구름 연(鳶)에 담겼습니다.
불꽃에 작은 육신 활활 타서
후손 영원한 새벽을 밝히고
질긴 인연의 뼈저린 여한
슬픔 용산리 밭에 끄러 묻었습니다.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힘껏 밟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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