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팥죽

황와 2010. 12. 22. 16:32

 

                                                 10.12.22 동짓날을 아내는 저린 팔 하루내내 준비하다/264

 

허리굽은 할미는

유모차 주섬주섬 비닐주머니

손자처럼 끌고

흙바람 이는 골목을 나선다.

 

헐은 브로크 담 언저리에

햇빛 비스듬히 그림자 길이를 재고

유치원 차 오는 오후 기다림

개구장이 손자 형제

서로 껴안고 땅을 구른다.

 

거긴 딱딱하게 굳은 갈색 게딱지

페인트 물고 일어나며

큰 둥근 원 점선을 찍었다.

어느 때 복을 몰고 올지?

올해도 지겨운 해는

새해 맞을 구실을 

달력 막 장에서 찾는다.

 

홀어미 백발같은 희망

매일 밥 때마다 대꾸질하며

찌들린 세상 제곱으로 안고

모두 내일처럼 걱정하고

모두 내 것처럼 아끼고

모두 내 가족처럼 사랑하며

 

붉은 팥 정갈하게 삶아내고

찹쌀 멥쌀 담가 불려

떡집 기계 하얀 가루 내리고

공손 정성 비비고 또 비벼

새알심 염원인양

부글부글 끓고 끓여

맨 먼저 숟가락에 떠서 뿌리고

정화수 그릇에 담아 빌고

세상사 순정으로

사랑을 키웠다네.  어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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