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12 법연암을 지나며/264
헐벗어 가는 가을이 자꾸
머리 까진 바위산을 닮아간다.
수없는 세월 닳고 닳아
하늘 빛 반사하는 건방진 탕아
우뚝하게 하늘 향해 손까락질 한다.
우람한 품 그 틈새
비록 좁은듯 줄을 긋고
세상 휩쓰는 바람
조용히 감춰두는 창고
딱딱한 벽이 창이 되듯
정화수 떠 받치는 신앙이 되듯
어리석은 기대
철석같은 기댐이 되고.
허연 후배광 믿고
끊임없이 터 닦는 세월
벌써 법복 입은 사람들 불러모았다.
기를 써서 기어오르는
인간들의 집착과
나를 남처럼 만들려는 훈련
영원한 시험대
그걸 우린 개골산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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