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2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진료 /264
창밖의 가을
노랑 바람이 분다.
유채색 햇빛이 분다.
우수수 떼지어 땅위를 구른다.
하늘이 산천을 태워
누룽지색 양탄자 포근하게
온 산 구수한 냄새로 침이 감돈다.
갑자기 모자 눌러쓴 채
병원 안팎 모두 가을이다.
그 창창한 여름 다 보내고
밝은 기대 찾았으나
쑤시는 통증에 입술이 굳었다.
행복은 이미 달아나 버렸다.
세상 걱정 모두 혼자 다 안은 듯
아산(峨山) 선생은 언제나
동관 중앙홀 가운데서
팔 다리 잘린 채 황금 옷 입고
오가는 아픈 사람들
밝은 얼굴과 극복할 용기
눈 웃음으로 힘을 준다.
병실 진찰실 수술실 심지어 식당까지
가는 데마다 만원
서울은 병자 천국.
거길 찾는 정상인이 이상해 진다.
재생 삶 빌리려고 특진 명의(特診名醫) 앞에
구걸하듯 줄 서 앉아
진찰료, 약값 20만 원
단기 생명 차용증서
3개월간 버텨볼 요량이다.
온 가슴 등골 다 벌리며
이미 의사가 거두어 간 자존심.
내 생애 진 빚 독촉장 땜에
내년 이맘 때까지
어쨌던지 또 견뎌보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