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9 처당숙 황운환 먼당고개 넘어 갔다. /264
체육시간 정열 오와 열
기준이 바로 나였다.
오후 첫시간 체육
식은 도시락 급히 체하게 퍼 먹고
맨 먼저 뛰쳐 나와 오른 손을 들고
목청 껏 외쳐야 했다.
" 기준 ! "
나이 많은 처아재와 어린 질서(姪壻)
남지학교서 동학년 선생님으로 어울리며
내 무안 남의 핀찬 다 받아주고
친구처럼 가족처럼
내 일 남의 일 없이
배려하는 맘만 내 것이었다.
어려운 시절 60년대 말
광산 벽지학교서 첫출발
농촌 출신이라 버릴 수 없는 태생
논두렁 촌선생으로
정성을 다한 할아버지
다정하게 챙긴 따뜻한 선생님
이 학교 저 학교 임기 다채우며
어리석은 아이 일깨우고
명퇴후 세상 근심 다 안고
요양병원 눈치밥 긴 고통 참으며
여든 밑자리서 부모님 찾으러
뒷산 고개너머 가셨다. 홀연히
십년 시월 팔일 밤에
가족 배웅
친구 이웃 배웅
사랑한 제자 배웅
손뼉 치며 떠나야할 텐데
모두 놓인 그대로 놓아두고
입고있던 옷 활활 벗어 홀로
맨몸 깨끗하게
산 너머 주막집 주모 찾아
좋아하던 막걸리 마시러 가셨다.
사람은 언제나
가고나면 기준점을 찾는다.
한 세상 고개 한 번
숨 한 번 아끼고
언제나 빈 듯 모자란 듯
낮추고 위하며 조심스레 산 인생
큰 소리 한 번 치지 못한 게 서럽습니다.
어깨 한 번 펴지 못한 게 미안합니다.
내 몸 내 멋대로 살지 못하고
주둥이 끄는 미친 개처럼
세상 낮은 곳에 눈 주다가
애달픈 산을 넘었습니다.
황운환 선생님
저는 그 낮은 맘을
기준으로 읽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