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가을 배 따기

황와 2010. 10. 24. 11:39

                                                            10.10.23 진성 과수원 작업/264

 

 

가을이 눈앞에 찬란하다.

한숨 한 자루씩 먹은

매직으로 지익지익 갈겨쓴

누런 포대 바닥에 끌며

한여름 쓰라린 영농 기록

희망의 배를 익혔다.

물이 칠걱칠걱 나는

단 생애를 입었다.

풍성한 기대 달며

 

 

 

그러나  긴

늙은 농부 여든 애환

경운기 모는 노동자로 전락

일흔 아내 등살에

담배만 줄을 잇고

늦가을 애닲은 수확

별 감동없이 맞는다.

달관된 피로감

눈 빛이 허어연 소

한심한 생(生)만  반추할 따름.

 

귀시린 겨울 가지치기

흔들리는 사다리 위서 늙은 몸 가누고

구덩이 파서 단내나는 거름 묻고

하얀 봄 밝은 꽃 아깝게 마구 따내고

잔벌레 병 막이 농약 둘러쓰며 약치기,

그물 둘러쳐서 야생 맷돼지 막기,

땀 무더위 속 언덕 잡풀베기,

또 온 가족 둘러붙어 봉지 씌우기

기다림 휴식되어 새까치 쫓으며

노랑 결실 애타게 세월을 익혔다.

 

굽은 허리 아픈 몸

목숨(命) 걸고 싸운 내력

세상은 품질로 정성을 저울질

외로운 농부는 한이 많다.

건방진 세상 !

세상은 일한 만큼

절대로 대접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

오늘도 또 한스럽게 배운다.    

 

 

                                                                         [ 자동차 바퀴 마져 바빠 바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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