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23 진성 과수원 작업/264
가을이 눈앞에 찬란하다.
한숨 한 자루씩 먹은
매직으로 지익지익 갈겨쓴
누런 포대 바닥에 끌며
한여름 쓰라린 영농 기록
희망의 배를 익혔다.
물이 칠걱칠걱 나는
단 생애를 입었다.
풍성한 기대 달며
그러나 긴
늙은 농부 여든 애환
경운기 모는 노동자로 전락
일흔 아내 등살에
담배만 줄을 잇고
늦가을 애닲은 수확
별 감동없이 맞는다.
달관된 피로감
눈 빛이 허어연 소
한심한 생(生)만 반추할 따름.
귀시린 겨울 가지치기
흔들리는 사다리 위서 늙은 몸 가누고
구덩이 파서 단내나는 거름 묻고
하얀 봄 밝은 꽃 아깝게 마구 따내고
잔벌레 병 막이 농약 둘러쓰며 약치기,
그물 둘러쳐서 야생 맷돼지 막기,
땀 무더위 속 언덕 잡풀베기,
또 온 가족 둘러붙어 봉지 씌우기
기다림 휴식되어 새까치 쫓으며
노랑 결실 애타게 세월을 익혔다.
굽은 허리 아픈 몸
목숨(命) 걸고 싸운 내력
세상은 품질로 정성을 저울질
외로운 농부는 한이 많다.
건방진 세상 !
세상은 일한 만큼
절대로 대접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
오늘도 또 한스럽게 배운다.
[ 자동차 바퀴 마져 바빠 바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