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만나는 산수벗
만지는 손등이 따뜻하다.
아직 관해정 은행나무는 덜 익었다.
모처럼 만남을 흐르는 유상곡수는 소리내어 조잘댄다.
참 따스한 가을 정취 고샅길 입구에서
봉사하는 젊은이 빗자루 대가 고맙다.
오늘 가을 오르는길
맨발 이어야할 안선생
고향 사람 소개 한답시고 젊은 새댁 만남
그는 정도리 박헌학씨 큰딸이란다.
지나고 보니 아! 놓쳤다.
그는 영산학교때 같이 근무한 황성욱의 각시로구나.
고향 사람이라고 반가워만 했지
내와 그런 관계는 가고나서야 형광등처럼 늦게 번쩍인다.
첫 휴게자리서 잠시 쉬고
솔밭길 올라가는 노인네 숨길이 가쁘다.
나만 그런게 아니고 다들 다 그렇다.
석불암에서 커피 한 잔 뽑아먹고
다시 석정자에서 사돈끼리란 여인과 앉아
나에게 귀 기울이는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한국전쟁 전몰용사와 평생 수절한 한 여인 이야기
그들도 아름답고 어리석은 인생 나무란다.
그러나 그들도 내 이야기에 고마와 한다.
애잔한 가을 숲 이야기 그러나 아름답단다.
약수터에서 앉아 군것질 씹고
내려오며 세상사 이야기 하며
다들 도사인 것처럼
세상을 달관한 무덤덤한 방관자가 되고있다.
그러나 비좁은 정치군들의 협심은 파가 갈린다.
어느편에 섰느냐갸 정의를 재단한다.
너른마당에 와서 거꾸로 매달려 세상사 관측하고
차꽃 향기 하얀 향기 나는 듯 안나는 듯
무심한 늙은 코는 이미 기능 상실증
시심이 일 때나 느낄런지
내려와 정성순대집
어슬픈 늙다리들 주문한다는게 잘못 눌러
만포장 순대수육에 순대국까지
배가 터지도록 새실하며 당기는 술잔
다들 행복한 노인들 오우들이다.
다들 흩어지고
난 조남 배웅하고 조남은 날 배웅하며
임항선 단풍길에서 가을의 정취 붉게 감상하고
카나다 단풍나무 붉은 손바닥 표현
가을이 반짝반짝 손을 흔든다.
그래도 빳빳하게 직립보행하는 내개
벤치마다 쉬는 사람들 부러워 쳐다본다.
석전네거리 정류장에서 걷기 마감하고
버스에 내려 우리 동네 입구에서
느티나무 은행나무 붉고 노오란 꽃잎
가을은 우리동네까지 왔구나.
오늘 걸은 길 11,660보 9.8km 멋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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