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청출어람집

열세 살을 50년간 산 정옥이

황와 2022. 5. 28. 21:34

                                                                                                22.5.28 (토) 현창초 2회 노정옥 만나다./264

 

 

창녕군 이방면 가무창마을 

낙동강 강가 모래동 강언덕

이방국민학교 현창분교장으로 

1970년 3월1일 개교한 현창국민학교

제2회 졸업생 열세살 정옥이

난데없이 코맹맹이 소리

" 선생니임~~~~~ "

반세기를 산 어린애 제자다.

성문으로 당장 알아챈다.

" 정옥이가~~ ".

아직도 열세살 아이로 내게 남아있다. 

그 전화로 당장 낡은 추억 꺼내서 다가간다.

그리움이란 서로 다가가는 것 

나도 그녀도 행복해진다.

올해로 꼭 50년이 지난 후의 그림이다.

6학년 13살 졸업생의 그녀

현창교에 함께 근무했던 노재욱 교사의 매제다. 

 

군대 3년복무 제대후 발령받은 총각선생

학교장이 바라는 것 몸 아끼지 않고 다해주고 

체육 담당교사로 전교생 중간체조하고 

육상 씨름 지도하여 군대회 우승 입상시키고 

교가 짓고 교표 교기 만들고 

방학 때 위험지구 순시차 텐트치며 야영하고

강변 수영지도 강변 육상훈련

실전같은 민방위 훈련 보리밭에 숨고

마을 부모와 학교 어린이 합동 새마을운동회

밤이면 빛벌청년회 원화회 중학교 야학수업

마을마다 야학자 심야 안전귀가 인솔하며

각교실 환경판 그림그리고

학부모 학생들 건전노래 부르기 강사 

벽촌 사람들의 교육상담자로서

3년간 열정을 기울인 낙동강변 벽지학교였다.  

 

 

마산역전에서 기다림의 만남 손을 꼭 잡는다.

병근이 친구 딸 결혼식에 참가했다가 

날 찾으러 가쁨 안고 왔단다.

이리 뜯어보고 저리 쓰다듬고

어찌 변했는지 50년 세월에 제법 그을렸다.

이미 예순하고도 셋이 넘었으니  

그래도 어찌나 반갑던지 

어둠이 가로등 켜는 저녁

근처 식당을 찾아 서로 맛을 묻는다.

나는 그가 건강하게 먹는 모습 보려고 

그는 내가 맛있게 드는 모습 보려고

배려가 사랑과 존경의 미덕이다.

할매낙지점에 들어 앉아 

가족 족보부터 먼저 불러내서 점검한다. 

허물없이 방문하고 서로 좋아했던

가무창 아랫담 광주노씨 양반가였다.

학부모로서 가정방문하면 칙사대접을 해 주었다.

그의 오빠와 함께 근무했으니

너무 만만하게 드나들었고 날 믿어 주었다.

 

 

연포탕 끓여 떠주며 나만 먹게 하고 

옛이야기 집안 언니들 이야기 

여성들 수다처럼 꺼내서 들었다.

어렵게 고생했던 오빠와 올케언니 이야기

또 곱상스레 크던 조카 동현이, 창현이, 수정이

어찌 잘 사는지 물음에 답은 소설이 된다.

오빠 한 사람의 인생사 소설이 되어 

모두 아픈 가족사를 내 이야기처럼 듣는다.

내가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듯

부디 가족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조카들 우애롭게 잘 돌봐 주라고 청한다.

한 페이지 현창교 역사를 되색임질했다.

정옥아 아직도 어려주어서 고맙다.

조심해서 가라고 차창 밖에서 기도로 손을 흔든다. 

오늘 가장 고맙고 기쁜 날이로다.

밤에는 또 전화로

재헌군에게서 추억의 감상문을 들었다.

참 고마운 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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