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뜰 소식/만사참례기

낙강 자전거 삼총사의 문병 조우

황와 2019. 2. 11. 03:00

19.2.10 낙강자전거 친구 셋 위문 저녁만나다./264

         장소 북면온천장 식당 , 나 장재갑, 강재오 

일요일 대낮 지나고 

저녁때 북면 온천장으로 나갔다. 

전국 국토종주를 함께한 자전거벗 셋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미더운 사람

재작년 여름에 할멈 잃더니

허탈한 맘이 병이 되어

방동 낙동강가 강물 쳐다보며 

온몽 퉁퉁 부어 외롭게 산다. 

피곤한 신호 말없이 전보를 친다.

내가  늘 동생처럼 챙겨지는 과묵한 사람

세상 잘못 하나 없는 진솔한 친군데......


까뭇한 밤 등불 켜질 즈음

서로 반가운 손을 눈으로 잡는다.

붉은 핏기가 얼굴에 깔렸다.

부운 듯 열이나 있는 듯

눈으로 확인하며 몸을 더듬는다.

몸이 어느새 매우 토실해졌다.

그래도 조금 나아졌단다.

다리가 퉁퉁 부어 걷질 못하니 

매일 추운 날씨에 집 안에서 게으름피우고

식사도 먹는 둥 마는 둥 

귀찮아 때를 거르기가 태반이고 

호흠이 가빠 나다니기도 싫단다.

자꾸 혼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있구나. 

약을 먹어야 사는데 

약 먹기 전에 음식을 먹어야 

위가 탈이 안 나는데

세상이 자꾸 귀찮아 지는 모양

설날 할멈 차례도 이번으로 마쳤단다. 




그 다정했던 부부 정을

겨우 1년 반만에  

자식들이 엄마 정 먼저 떼자고

명절 차례나 제사도 그만 지내자고 했단다. 

그러니 어쩌랴, 그러라 했단다.

이제 혼자서 간단한 주과포(酒果脯) 준비해서 

할멈 산소 상석에 펼쳐놓고 지내라고 전했다.

이제 남의 식구된 딸아이들 그만 놔 주라고 했다.

아이들도 매주 오려니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어쩔수 없는 스님과 같은 몸 신세

혼자서 끓여 먹고 사 먹고 

아이들 반찬 해 오는 것도 그치라 했다.

이제 혼자니까 혼자 힘으로 살아야제.

몸이 어스러지도록 운동하며 움직이고

힘이 있는 한 발악하며 혼자 일어서라! 

그렇지 않으면 폐인이 되고 만다고 


항상 저혈당 대비 쥬스 준비해 놓고

약은 텔레비젼 앞에 매일 내다 놓아 

약 먹는 시간 넘기지 말며 

무조건 아침 6시 알람 시간에 일어나고

매일 아침 본포다리까지 왕복 산책하여 걷고 

농사일 정신 차려 열심히 지으며 

부지런히 자신을 움직이게 하라고 당부당부했다.

함께 갈비탕 한 그릇 놓고 

식을 때까지 말하고 먹고 말하고 먹고

아까운 동생에게 마지막 유언처럼 전했다.

그도 그리 하기로 다짐해 준다.

파릇파릇 새싹처럼 돋아나기를 빈다.

한달 후 다시 확인하러 오마고 했다. 

기어코 제 동네니 밥값 싸움에 지고 말았다.

내가 만나서 저녁 먹자고 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