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0 낙강자전거 친구 셋 위문 저녁만나다./264
장소 북면온천장 식당 , 나 장재갑, 강재오
일요일 대낮 지나고
저녁때 북면 온천장으로 나갔다.
전국 국토종주를 함께한 자전거벗 셋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미더운 사람
재작년 여름에 할멈 잃더니
허탈한 맘이 병이 되어
방동 낙동강가 강물 쳐다보며
온몽 퉁퉁 부어 외롭게 산다.
피곤한 신호 말없이 전보를 친다.
내가 늘 동생처럼 챙겨지는 과묵한 사람
세상 잘못 하나 없는 진솔한 친군데......
까뭇한 밤 등불 켜질 즈음
서로 반가운 손을 눈으로 잡는다.
붉은 핏기가 얼굴에 깔렸다.
부운 듯 열이나 있는 듯
눈으로 확인하며 몸을 더듬는다.
몸이 어느새 매우 토실해졌다.
그래도 조금 나아졌단다.
다리가 퉁퉁 부어 걷질 못하니
매일 추운 날씨에 집 안에서 게으름피우고
식사도 먹는 둥 마는 둥
귀찮아 때를 거르기가 태반이고
호흠이 가빠 나다니기도 싫단다.
자꾸 혼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있구나.
약을 먹어야 사는데
약 먹기 전에 음식을 먹어야
위가 탈이 안 나는데
세상이 자꾸 귀찮아 지는 모양
설날 할멈 차례도 이번으로 마쳤단다.
그 다정했던 부부 정을
겨우 1년 반만에
자식들이 엄마 정 먼저 떼자고
명절 차례나 제사도 그만 지내자고 했단다.
그러니 어쩌랴, 그러라 했단다.
이제 혼자서 간단한 주과포(酒果脯) 준비해서
할멈 산소 상석에 펼쳐놓고 지내라고 전했다.
이제 남의 식구된 딸아이들 그만 놔 주라고 했다.
아이들도 매주 오려니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어쩔수 없는 스님과 같은 몸 신세
혼자서 끓여 먹고 사 먹고
아이들 반찬 해 오는 것도 그치라 했다.
이제 혼자니까 혼자 힘으로 살아야제.
몸이 어스러지도록 운동하며 움직이고
힘이 있는 한 발악하며 혼자 일어서라!
그렇지 않으면 폐인이 되고 만다고
항상 저혈당 대비 쥬스 준비해 놓고
약은 텔레비젼 앞에 매일 내다 놓아
약 먹는 시간 넘기지 말며
무조건 아침 6시 알람 시간에 일어나고
매일 아침 본포다리까지 왕복 산책하여 걷고
농사일 정신 차려 열심히 지으며
부지런히 자신을 움직이게 하라고 당부당부했다.
함께 갈비탕 한 그릇 놓고
식을 때까지 말하고 먹고 말하고 먹고
아까운 동생에게 마지막 유언처럼 전했다.
그도 그리 하기로 다짐해 준다.
파릇파릇 새싹처럼 돋아나기를 빈다.
한달 후 다시 확인하러 오마고 했다.
기어코 제 동네니 밥값 싸움에 지고 말았다.
내가 만나서 저녁 먹자고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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