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 밤라이딩 마산항 야경/264
황혼이 무학산 너머로 지면
미인 누운 윤곽선 긋고
뒷 배색광 황혼이 조명등 켠다.
바다는 검은 비단 깔고
멀리 들어오는 뱃머리 불빛
반짝이는 비단결 내게로 다가온다.
그 부드라움 좋은지
물오리 두 마리 물결 타고 논다.
집에 갈 생각도 없이 수다를 떤다.
간간이 자맥질 소득도 없는 모양
온 해안 천연색 등을 켜면
오색등 일렁이는 흑단
어느 외국 황실 대관식 드레스보다 황홀하다.
대낮 자글자글 끓어 넘치는 분주함도
밤은 조용히 불빛 바다에
동앗줄을 늘어뜨리우고
찬란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다.
우뚝우뚝 놀란 아파트
키를 키워 마산만 가린다.
할 일 잃은 아이들 밤 바다에 낚시 던져
밤바람을 감상하고 있다.
성동 조선도 가 버리고
수출자유지역도 여기저기 방초 우거지고
공장 돌아 가는 소리 강제로 그치니
활기 잃고 시커멓게 드러누워 잔다.
새 기운 얻어 꽝꽝 소리내는 항구
무역선 웅웅대는 활기를
의사가 아닌 내가 주사라도 주고 싶다.
밤마다 벤치에 앉아 기도하듯 응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