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손을 흔들며

황와 2018. 12. 31. 19:44

18.12.31 무술년을 보내면서 /264


붉은 해가 무학산 너머로 사라졌다.

마디가 다시 지어진다.

괜히 나이 하나가 어깨를 무겁게 한다.

어릴적 그리 먹고 싶은 그게

왜 그리 싫어지는지

달력을 만든 선지자까지 미워진다.

매일 뜨고 지는 해와 달을

평상시처럼 맞으면 될 일을 


지난 1월 1일 팔룡산 꼭대기에 올라가

떠오르는 함성으로 맞이하면서

이것저것 챙겨 잘 하자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었다.

단지 아무도 내 가족이 아프지 않았고

큰 어려움으로 파멸되지도 않았다.

별시리 즐거운것도

별시리 슬픈 것도 없는 일상

그게 바로 가장 큰 행운 아닌가 ?


모든 주변인들 울타리 되어 주고

나 또한 그들 울타리 되어 주었으니

무탈하게 한해를 보낸 소감

내년에도 올해처럼 아무 일 없게 하소서!

빛나는 소망도 싫고 ,

어두운 절망도 싫소이다.

부디 오늘처럼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게 하소서!

부디 올해처럼 내년에도 그리 하소서 !

영광 바라지 않거니와

더더욱 실망은 생각조차 버렸습니다.


뼈마디 부딪히지만 이대로 걸으면 됐고,

새앞니 박아 서툴게 씹어 먹으면 됐고,

가슴앓이 가쁘지만 숨 쉬면 됐고,

흐릿한 눈 안경 쓰고 보면 됐고,

아내 아픔 달고 있지만 더 악화되지 않으면 됐고,  

지금 갖고 있는 불편함 가지고 살겠습니다.

더 이상 무거운 짐을 얹어 주지 마옵소서!

조용히 감사하고 감사하며 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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