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나로 하여금 기대지 말게 하소서!

황와 2019. 3. 30. 01:42

/19.3.29 육사 작


천지신명이시여!

나로 하여금 기대게 하지 마옵소서!


문득 그 생각이 날 깨웁니다.

나는 독립체입니다.

내가 커서 생각 마련하고

그 생각 키워서 사상 만들고

군대에서 강인한 몸 만들었고  

직장에서 그 적응력 단련하고

책임자 되어 정의 생각 지휘하고

검정 결과가 내 몸뚱이 되었나이다.

의지는 내 고집이 되었나이다. 

내 기준으로 세상을 볼 줄 알았나이다.

채찍도 용서도 모두 하나

내 걸 버리니 둥글게 보이더이다.


숲속 오솔길 걸으며 

언제나 간식 들고오는 착한 그이 

그 기대가 또 말로서 기댑니다.

은근히 날 게을리 만듭니다.

은근히 비겁자로 만듭니다.

은근히 수전노로 만듭니다.

불쌍한 내 처지 누군가 도와주겠지?

그게 나를 깨 부수는 망치가 된다는 걸 

오늘 숲속에서 깨닫습니다.

당당하고, 든든하고, 씩씩해야지

내가 당신에게 도움을 줄지언정

나는 도움을 받지 않으렵니다.

나는 내 스스로 해결해야 삽니다.


천지신명이시여

날 기대는 시험에 빠져들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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