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8 데네기 고치친구 하정규 문병하다. /264
요즈음 흉보 유행의 달인가
여기저기서 친구들이 갔단다.
그놈들 가는 게 내 조바심이다.
전화소리에 깜짝짬짝 놀란다.
정규 친구가 병원에서 부른다.
심심해서 못살겠다고
참 뻔뻔한 세상
그래도 그게 좋다.
아직 죽지않고 살아있으니
예전 도랑가 벗고 목욕하던 친구
함께 군대 가서 훈련 받고
기압 받던 친구
이제 얼굴 할멈 뱃가죽처럼 쭈글어져
집에만 콕 쳐박혀 움직이지 않는 놈
난 그게 늘 불만이었다.
한 번씩 오다가다 들리면
다방 커피 툭하게 타서
내밀던 순수한 친구
그가 뱃속에 구멍이 나서
펑펑 피를 쏟았단다.
오만 가지 병이 온몸을 회를 친다.
먹는 약만 매끼 한주먹씩
자연 곁으로 끌고 나가고자 무던히 꼬셔도
초지일관 엉덩이가 무거운 친구다.
그런데 먼저 가려고 하니 어쩌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피를 몇 대롱 맞고
창자 펑크난 것 레이저로 찌지고
오늘부터 겨우 미음 먹는단다.
살아서 씨부리는 소리가 고맙다.
걱정보다 나으니 안심이다.
기환 친구도 함께 모였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
곁에서 말동무하며 위문했다.
외로움이 가장 큰 병
옛적 동네 사람 이야기로
서로 교감이 되고 활기를 얻는다.
아무리 힘 없는 증상도
옛이야기가 약보다 낫다.
힘이 솟는 듯 목소리도 커진다.
부디 우리 모두 이제 까불지 말고
조신하자고 기도했다.
부디 힘 내어 살아보자고
한 놈 놓칠까 조마조마했었다.
부디 쾌유하라고 손 잡고
작은 정성 전하고 나왔다.
기환이와 저녁 먹고
받은 대로 갚아야 하는 친구다.
우리 모두 건강해야 한다고
[결과]
이틀 뒤 퇴원했다고 연락온다.
씩씩한 목소리가 정말 고맙다.
우리 부대끼며 즐겁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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