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낙매(落梅)

황와 2017. 4. 25. 07:26

                                                                                              17.4.25 /264


매화꽃이 떨어진 계절

또 떨어지는 소리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

낭패(狼狽)

앞다리 짧은 놈이나

뒷다리 짧은 놈이나

둘 다 합쳐야 제 구실하는 이리떼

그런 연관을

우린 낭매봤다고 한다.


어줍잖은 일이

늘 큰 일을 만든다.

무단히 오르던 길에서

자전거와 나동댕이쳤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다.

옷 안 무릎이 씨리씨리 아프다.

시선이 몰려와 나를 일으킨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 일 자전거를 탓할테지.

아니 주책 나이를 탓할테지

그러다가 집에가서 드러 눕는다.

인생사 끝을 짓고 있다.


내 할미 뒷간 길에 넘어져

다시 일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내 장모님 미끄러져 

척추 압박골절로 시름시름

엄청난 병원비 대고서도 돌아가셨다.

이제 나에게 올 차롄가 보다.

조심해야지 조심해야지

그러나 아무 것도 안 해도

운명은 옥죄며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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