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수국정(水國亭) 바람 한 점 없었다.

황와 2017. 7. 19. 20:58

17.7.19 옛 고향 고추친구와  저도 콰이강의 다리 둘러 왔다./264


진성 22회 친구들

머리 희어지니 엉겨붙는다.

갈 곳이 자꾸 없어지나 보다 .

아니 고향 짝사랑 짝꿍 만나려나 보다.

아이들처럼 만나기 전부터 밤잠을 설친다.

소풍 전날 밤이 된다.

둥둥 북치며 용감하게 만난다.

그게 소싯적 아껴둔 사랑이다.

원한이 사무친 환경

그땐 어째 그리 못 살았는지

중학교 문턱도 못 가본 사람도

지금 당당한 장기 집권 회장님이다.

그 친구들 또 초청하려고

이 염천에 저도 관광지 찾았다.



사전 답사 참 멋진 준비다.

만나야 할 시각은 가즉히 다가오고

오늘 갑자기 틈을 잡아 저도 둘렛길 간다.

구산면 끝점 아늑한 섬

하얀 다리 놓아 하늘 묶고

빨간 콰이강의 쇠다리 바다에 묶어

투명한 푸른 바다 위로 하얀 물빛 배가 지난다.

유람선에 내가 탄 것처럼 물빛 부셔진다.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 워크

주렁주렁 매단 약속들도 모두 풀고

서커스 하듯 사진에 눈을 박는다.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

그래서 30만명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덧신 받아 신고 

가슴 조리며 백 오십 근 거구 

유리바닥 떨어져 낙매 볼까 봐 

한 조각 남은 두려움 벌벌 맨다. 



바다 가운데 앉은 정자 수국정(水國亭)

이순신 장군의 수루 시조가 나온다.

푸른 바다에 갇힌 섬

창문밖에는 단 한점의 바람도 까딱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평선 긋고 푸른 바닷빛과 하늘 빛

붉게 까진 홍송 굽은 허리가 낚시를 드리운다.

오늘 모두다 낚싯대 던져 볼테다.

횟쟁반에 펄펄 뛰는 생선

입이 시뻘겋게 마늘 고추 찍을게다.

다가오는 8월 7일 

옛 촌놈들 전국에서 모여

열 댓명 시끄럽게 떠들끼라 예약했다.

회 한 접시 6만원 

장어 구이 꼬물대는 맛 6만원 

매운탕 5천원  밥 1천원

좋은 날 소주 4천원 

회처하듯 즐거울거다.

아름다운 꿈을 꾸자. 벗이여 !



하포마을에 가서 

저도 낮으막한 둘렛길 

푸른 숲속 바람 한 점도 없는 뙈약볕

안 가면 서러울 것 같아

바닷물도 미안해 저만치 밀려나가고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인데

역부러 땀샘 짜려고 숲속 걸었다.

솔숲이 미세먼지 맑게 닦았다.

진성댁 증산댁 손자 둘이서 

옛 할매 이야기 하며 

고향 살던 인심 기쁘게 훑었다.

결국 결론은 모두 욕심쟁이 아재들

종중 재산 중간에서 털쳐먹고

뿔뿔이 흩어져 가는 세월이 밉단다.

후손 없는 죄가 밉단다.

아들이 아들 못 낳으니

대가 끊어질 운명 선조 앞에 죄인이 된다.

겪어보지 않은 자는 모른다.

병객들 몇발 못가고 돌아서고 만다. 

오늘 풍광 아름들이 눈에 넣었다.

돌아오는 길 짬뽕 한 그릇 

그것만해도 만포장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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