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19 옛 고향 고추친구와 저도 콰이강의 다리 둘러 왔다./264
진성 22회 친구들
머리 희어지니 엉겨붙는다.
갈 곳이 자꾸 없어지나 보다 .
아니 고향 짝사랑 짝꿍 만나려나 보다.
아이들처럼 만나기 전부터 밤잠을 설친다.
소풍 전날 밤이 된다.
둥둥 북치며 용감하게 만난다.
그게 소싯적 아껴둔 사랑이다.
원한이 사무친 환경
그땐 어째 그리 못 살았는지
중학교 문턱도 못 가본 사람도
지금 당당한 장기 집권 회장님이다.
그 친구들 또 초청하려고
이 염천에 저도 관광지 찾았다.
사전 답사 참 멋진 준비다.
만나야 할 시각은 가즉히 다가오고
오늘 갑자기 틈을 잡아 저도 둘렛길 간다.
구산면 끝점 아늑한 섬
하얀 다리 놓아 하늘 묶고
빨간 콰이강의 쇠다리 바다에 묶어
투명한 푸른 바다 위로 하얀 물빛 배가 지난다.
유람선에 내가 탄 것처럼 물빛 부셔진다.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 워크
주렁주렁 매단 약속들도 모두 풀고
서커스 하듯 사진에 눈을 박는다.
아름다운 다도해 풍경
그래서 30만명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덧신 받아 신고
가슴 조리며 백 오십 근 거구
유리바닥 떨어져 낙매 볼까 봐
한 조각 남은 두려움 벌벌 맨다.
바다 가운데 앉은 정자 수국정(水國亭)
이순신 장군의 수루 시조가 나온다.
푸른 바다에 갇힌 섬
창문밖에는 단 한점의 바람도 까딱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평선 긋고 푸른 바닷빛과 하늘 빛
붉게 까진 홍송 굽은 허리가 낚시를 드리운다.
오늘 모두다 낚싯대 던져 볼테다.
횟쟁반에 펄펄 뛰는 생선
입이 시뻘겋게 마늘 고추 찍을게다.
다가오는 8월 7일
옛 촌놈들 전국에서 모여
열 댓명 시끄럽게 떠들끼라 예약했다.
회 한 접시 6만원
장어 구이 꼬물대는 맛 6만원
매운탕 5천원 밥 1천원
좋은 날 소주 4천원
회처하듯 즐거울거다.
아름다운 꿈을 꾸자. 벗이여 !
하포마을에 가서
저도 낮으막한 둘렛길
푸른 숲속 바람 한 점도 없는 뙈약볕
안 가면 서러울 것 같아
바닷물도 미안해 저만치 밀려나가고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인데
역부러 땀샘 짜려고 숲속 걸었다.
솔숲이 미세먼지 맑게 닦았다.
진성댁 증산댁 손자 둘이서
옛 할매 이야기 하며
고향 살던 인심 기쁘게 훑었다.
결국 결론은 모두 욕심쟁이 아재들
종중 재산 중간에서 털쳐먹고
뿔뿔이 흩어져 가는 세월이 밉단다.
후손 없는 죄가 밉단다.
아들이 아들 못 낳으니
대가 끊어질 운명 선조 앞에 죄인이 된다.
겪어보지 않은 자는 모른다.
병객들 몇발 못가고 돌아서고 만다.
오늘 풍광 아름들이 눈에 넣었다.
돌아오는 길 짬뽕 한 그릇
그것만해도 만포장이더라.
'고마운 만남 2 > 청아한글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좋은 놈 한 놈 데려갔네! (0) | 2017.08.15 |
---|---|
전안초등학교여 잘 있었느냐? (0) | 2017.07.27 |
천도복숭아 따기 (0) | 2017.06.10 |
하정규 문병 (0) | 2017.05.08 |
장똘의 상처(喪妻) (0) | 2017.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