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15 고 함기호 교우를 보내고 나서 산맘회원들 조문했다./264
이름없는 아이들 모임
한동안 무명으로 길렀다.
언제 죽어버릴지
옛날 사람 돼지새끼 낳듯 매년 낳아기른
형제가 많으면 좋았네라
그게 그 집안의 번영 초석이었다.
그렇게 형제로 뭉친 이름 '산맘'
산의 드넓은 마음으로 서로 돕고 살자.
망자는 제가 표충사 사하촌에서
재약산 한계폭포 다녀오다가
중의 모아 지었다는 걸 잊고 갔을게다.
그 때 그 시절 도원결의(桃園結義)
산을 오르내리며 정을 붙여온지 어언 27년.
그 역사의 증인 하나 둘 빠지더니
그 활발한 창의 제안자
그도 하늘의 부름에 먼저 갔구나.
진주교대 열기 함기호
진주 촌놈이
학교 때 제법 중론을 이끌더니
학생운동 선도자로
경남교육 선구자로
세상과 부딛혀 싸우고 앞서가더니
군,도 장학사, 고성교육장, 그리고 삼정자초 교장까지
퇴임후에는 진주교대 총동창회장까지 둘러메더니
힘에 겨웠는지 늙어 버렸는지
어느새 시름시름 병든 몸
악질 퇴치하지 못하고
짚불가듯이 짚불가듯이
광복절 전날 새벽
하늘의 필요에 따라 영원히 승천하였구나
쓸만한 인재 차출하여 어디 쓰려오
하느님!
스무남명 이름 같이한 친구들 주욱 서서
눈물 대신 물음 물었나이다.
이제 겨우 예순 중반 나이
출발선엔 앞서 온 순서대로 섰으니
결승선에도 순서대로 도착해야지
그런데 그런데
가는 순서는 말릴 수 없다나
하느님도 무심하더이다.
많은 지인들 모여 말없이 울더이다.
할 말이 없으니 술잔으로 이별할 수 밖에
경남교육을 박식하게 재단하며
내가 무엇이라고 항상 끼워 넣어
서로 선진연구 갈구하던 고통
지금은 모두 고마운 추억이었네
먼저 가버린 동생아
부디 모든 것 다 버리고
고통에서 해방되어 영생하게나.
먼저 가서 멍당자리 잡아놓고
그렇게 찾던 '형님' 소리로 날 부르게나
저세상에서도 또 어울려야지
광복절날 한없이 속으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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