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10 고종과 고모님 대봉감따러 갔다./264
사랑이 죽지 안으면
사람은 죽지 않는다.
고모는 돌아가셨으되
고모는 결코 죽지 않았다.
내 마음에 고모님이 살아 있으면
고종 맘에 어머니가 살아 있으면
고모님은 어머니는 결코 사라진게 아니다.
오늘 감 따러 오라고 부르신다.
고종과 함께 내 차에 태우고
가을이면 빠알간
빠알간 감 익혀놓고
생전처럼 부르신다.
안개 구름 이슬 맞으며
바람으로 흔들며
새파란 수확을 익혔다.
묘지에 누워
옛집터 담밖에 심어둔 왕감나무 두 그루
날마다 지켜보시며
자식을 생각하며
친정 조카를 생각하며
그렇게 정을 담아 익혔었다.
그동안 지주빛 비둘기도 다녀가고
하얀 까지도
까아만 까마귀도
조랑조랑 참새도
눈 부라린 어치도
노래만 했을뿐 건드리지 않았다.
굴천 동짱마을 동산댁 빈터에
붉은 대봉감이 주렁주렁 그림이다.
대막대 감따개 들고
점점이 하나하나
목고개 아프게
어깨쭉지 뻐근하게
가을을 땄다.
고모님 정성을 땄다.
가져간 통에 박스에
수북수북 고모님 셍각이 담겼다.
홍시 하나 베어 물면
고모님 생각이 달콤하다.
배가 불쑥 만포장이 된다.
가치밥 하나 남김없이
낭낭끄트머리까지 훑고나니
온몸이 노근해 진다.
박스마다 광주리마다,
볼록볼록 담아 싣고
동생 한 박스, 생질 한 박스,
고종 몇 박스
결국 우리 집으로 온 것도
내일이면 이리저리
택배차 타고 떠나겠지
고모님 정이 이리도 푸근합니다.
참 고마운 동산댁 우리 고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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