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7 고향 숙모님댁 방문 찬거리 듬뿍 얻어오다./264
장맛비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민규 친구 잔칫날
잔치 참석 마다하고
숙모님 모시고
동생 장인 사장 어른 문병
경상대 병원 다녀왔다.
팔순 노구에 경운기 교통 사고
머리뼈 함몰되고 다리 골절
그래도 사람 알아보고
주섬주섬 이야기 하신다.
불행한 사람에게 늘
불행을 주는 건 하느님의 심뽀인가 ?
부인 먼저 보내고 외로운 여생
그래도 할일 남았는지 안데려 가신다.
용기 희망 갖고 사시라고 손잡아 주었다.
홀로 남은 고향땅
숙모님은 외로이 옛집을 지키신다.
뒷뫼밭 일구며 숙명처럼 사신다.
하필이면 억수로 쏟아지는 장맛비
비옷 둘러쓰고 산밭을 오른다.
숙부님 가시고 흩어진 책장
새로 정리하고
아랫채 흩어진 농기구도 바로 놓았다.
혼자 아픈 다리 손이 가지 않았던 모양
뒷메에 오르니 우산 안으로 물이 줄줄
무거운 것 반 길 풀밭에서 빼내자니
바지 신발이 물에 젖었다.
고구마 줄기, 호박닢, 양배추잎
가지, 오이, 고추, 배추, 박,
정구지, 복분자물, 마늘, 고춧가루,
억수비 속에 뜯어 차에 실어 주신다.
뒷 트렁커에 숙모 정이 가득 찼다.
노오란 비옷 입고 빗속에 엎드린 배려
눈물 나오게 고맙다.
그저 못나와 손에 몇 닢
주머니 떨어 쥐어주고 도망치듯 나왔는데
빗속 조심해서 잘 가라고
숙모님 얼굴은 우산 아래 손을 흔든다.
내려오며 생질에게 한 묶음 선사하고
누이 태워 댁으로 모셔주며
또 한 묶음 내려주고
고향은 늘 정을 주고
우린 당연한 것인 양 정을 받는다.
집에 와서 아내 맞이
물에 젖은 푸성귀 모두 꺼내
거실 마루에 널어 말리고
팔 아픈 아내 덕에
어쩔 수 없이 난 아내 조수가 된다.
고구마 줄기, 호박잎 껍질 벗기고
마늘 까고 찧고
배추 진잎 까기
정구지 가리고
오늘 저녁 밥상은 푸성귀 잔치
씹을 꺼리가 많은 건 행복감
숙모님 생각 오래도록
풋향기로 남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