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20 아들 이사한 집 예쁜 며느리 보러 갔다. /264
곡우 비가 가늘게 내리는 날
4월 말 봄 눈 하얀 백지 세상을 만들었다.
차디찬 이불 속에
부끄러운 진달래도 숨고
화사한 개나리도 잠들고
활짝 갠 벚꽃도 자태를 접는다.
부슬부슬 차창에 물그림
싸늘함 꽃커텐을 잠시 닫는다.
친구집 잔치 화려한 기쁨
차린 음식 불러내 대강 먹고
시간에 쫓겨 지하철 눌렀다.
오리(梧里) 동네
머나먼 길
왔다가 바로 갈 걸
애터지게 찾아가는 내가 고맙다.
키다리한약국 깔끔한 집
시든 화분 진잎 뜯고
며느리 만나 두 손 잡고
전세 새집 찾아 걸어 올랐다.
래미안 단지 1006-1503 하늘밑 첫집
산기슭 뻗어내린 남향 베란다
푸른 나무 맑은 바람 새들 울음
지붕 아래 정원은 봄동산
너른 집 대충대충 눈도장 찍고
조심하라 기다려라
차 한잔 먹고
시애비 이쁜 눈길
머리부터 발끝까지 듬뿍 뿌려주었다.
자손을 얻는다는 희망
그저 웃음이 난다.
이사하고 반년여만에 처음 가본 아이 집
어쩐지 무심한 부모가 되었다.
건네주는 강냉이 봉지
내 기호 식품 알고
고소한 주전부리 시간
버스 옆 자리와 함께 나누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고소한 냄새가 미소를 부른다.
건강하라고 맘으로 빌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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