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16 토 외손자 찬호 세호와 함께 주남 저수지 걷기 /264
할애비 나이 헛나이
손자놈 억지에 동무가 된다.
장마 감옥생활 텔레비젼에 들어가
가부좌 틀어 앉아
눈동자 오로지 만화에 빠졌다.
참 대단한 인내심
3분도 못 앉아 있는 놈들이
두 세 시간은 예사다.
소파 카바는 범벅이 되지만.....
하늘에 비 걷히니
흰구름 동동 밖에 가잔다.
할미 먹을 것 마실 것 한 주머니 싸고
놀던 카드 한 웅큼 기어히 쥐고
자동차 좌석에서 분류를 한다.
흔들리는 차 놓아둔 카드 쏟아지니
지붕이 날아갈듯 발악 발악
고함치다가 콧물 눈물 범벅
바지에는 오줌 짤기고
운전대가 시끄럽단다.
주남 언덕 오르자마자
두 놈들 달리기 시합이다.
테크로드 환한 언덕
사람들 눈이 응원자다
까만 티샤츠에 하얀 얼굴
형은 흰 모자 동생은 까만 모자
곰새끼 재롱처럼 예쁘다.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 두 놈들 차지
매달려 새 없는 저수지 훑다가
벽보에 붙은 새 이름 무릎 꿇고 읽어댄다.
이제 다섯살 꼬마가 ........
못둑에 올라 또 배수장까지
땀 뻘뻘 흘리며
사람 속을 달린다.
넘어져 팔굽 정갱이 깰까봐
할애비 딸 눈치 살핀다.
사각 정자에 앉아
봉지안 과자 과일 있는대로 삼키고
우유 두 개씩 다 마시고
다시 물 먹고 싶단다.
이미 내 몫까지 다 먹고나서
아이들 소풍은 먹는 소풍
넓은 못 나는 새 모두 버리고
강둑 따라 뛰다가 걷다가
억새에 가린 길 해방감으로 달렸다.
연꽃 구경 더위로 싫증내고
희망 안고 간 산책 모두 제 멋대로
뛰고 걷고 달리고 먹고
그런데 어느새 간간이
새도 보고 꽃도 보고
하늘 보고 구름 모양도 맞추고
당나귀 울음 소리 듣고
연꽃 웃음 해바라기 웃음으로 바꿔
손자놈들은 주남 들판에서 가장 행복했었다.
지켜보는 할애비는 더 보람찼었다.
아이는 할애비 친구
할애비는 아이들 친구
바람 구름 모두 우리의 친구
주남(注南)은 조손(祖孫) 놀이터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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