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 고향의 낭만 입니다.
09.11.28 밤 동산 고향의 폐허를 보며 / 264
국사봉 줄기 맨 끝 자락 아랫골
대숲 우거진 면장댁 옆집
지질이도 못살던 초가 오두막
지붕만 덜렁 스레트로 바꿨지만
옛정 떠난 고혼만
홀로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차마 아직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벽과 함께 기울어진 기둥
붉은 지네 기어다니고
그을음 먹은 정짓간
흙축담 때묻은 외 무쇠솥
살강에 흰 그릇 두세 개 엎히고
얼금얼금 감긴 새끼줄
제릅살 벽채 흙은 떨어지고
청솔가지 매운 연기 풍풍
재채기 코눈물 쏟아내던 곳
장단지 몇 개가 지겨운 집을 지켰었지.
청마루 낮장닭 먼저 똥싸고
마루밑 어미닭 골골
병아리 부르는 소리
큰 방 작은 방 정짓방
방마다 바글바글
어른 아이 뭉쳐 자고 .......
그런중에도
노름에 빠진 우리 아재
늦잠 들며 큰 소리치던
삶을 풀칠하던 애환의 역사
보고싶지도 않은 곳
그러나 꼭 다시 보고픈 곳,
여기 가족의 애환
원망도, 미련도, 눈물도
타래처럼 묶여 나옵니다.
아웅다웅 울 너머 담 너머
애틋한 이웃 정이 묻어 나옵니다.
성동 할매, 봉동댁, 마전 아지매 ........
그게 아랫골 소담한 역사입니다.
세월에 스러져간 기록입니다.
저리도록 아픈 과거입니다.
우린 그걸 먹고 지금까지
뼈 빠지게 살아남았습니다.
보면 자꾸 눈물이 납니다.
그러나 한편 대견스럽습니다.
대대로 집안 역사 잇듯이
기우는 저 집을 재실로 삼아
볼 때마다 모진 힘을 얻고 싶습니다.
어렵던 옛 추억 교훈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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