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2 하루의 완성 밤길 산호천변을 돌다./264 코스 : 집-통합교-한일교-오호교-한일교-통합교 3바퀴-집 거리 시간 : 11,330보, 9.5km, 2.0시간 특색 : 그림자와 묵언수행하며 밤길 보람있게 걸었다. |
밤이 되어 밖으로 나간다.
원래 역마살 끼인 내 복조
무조건 움직여야 맘이 해방된다.
이제 염천 무더위 해제되니
갈바람이 태풍오기전 바람처럼 시원해졌다.
난간에 핀 페추니아도 어느듯 색이 바래져 간다.
도랑가 고수부지에 난 풀을 어느새 다 벌초해 버렸다.
푸른 녹색빛이 허황한 가을 들판처럼 메말랐다.
색깔이 주는 메마름이 황망해진다.
사람은 느낌으로 감사하며 사는 동물인가
날 간지르던 바랭이 풀꽃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조금씩 자극을 주던 쾌감이 없어지니 빈 뜰 같다.
할일이 오로지 걷는것 뿐
묵언수행하듯 고개숙이고 무작정 걷는다.
그 징표로 가슴과 겨드랑이에 땀이 배어 젖는다.
그러나 나는 걷는데 혼자 걷는게 아니다.
뒤에서 앞으로 날따라 다니는 친구
암말 못하게 입은 지워서 없다.
단지 두귀는 조금 달려있을 뿐
등불빛이 달라져도 오로지 그놈은 잿빛
등뒤에서 출발하여 옆으로 다가섰다가
이내 앞으로 길쭉히 늘어나는 마술사
그러다가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오물거리며 말하는 입은 없다.
대화를 하되 말소리는 없다.
단지 신념과 이상과 의지만 서로 나눌뿐
아무 징표도 없다.
그러나 없으면 허전하니
언제나 따라다니는 동무가 된다.
세바퀴를 돌고 나면
난 완성된 사람이 된듯 의기가 높아진다.
그게 자신감이고 가능성이고 자부심이다.
오늘도 하루를 마감하면서
내 할일 다했다는 보람을 쥔다.
가슴엔 물이 젖어 무늬를 만들었지만
1만 1천 보 목표 달성에 완성을 자각한다.
그게 하루를 산 보람이다.
걸어야 산다는 체험을 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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