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날 낳아 기르더니 더디어
올해로 만 78년 출발점을 맞는다.
가족들이 모여 생일파티 연다고
서울에서 창원에서 가족들 얼굴 다 보여준다.
외로운 부모들에게 반가운 얼굴
생생한 활기 껴안고픈 정을 재현한다.
그놈들 보고싶어 부르고 싶지만
공부한답시고 시험대비한다고
할배 할매도 그 그리운 이름 멋대로 불러댈 수 없다.
손에 들고 다니면서도 다이얼 멋대로 누를 수 없다.
매년 음력 5월이 오면
가족들 만남 어떻게 합칠 것인가
아들과 딸 그리고 어미는 지휘를 한다.
6월 22일 토요일
기쁨으로 맞는 아이들을 기다린다.
집안 청소도 하고
잠자리 이불과 베개 뙈약볕에 널어 말리고
화장실 바닥과 변기에 찌든 때도
깔끔하게 닦아두어야 만족이다.
또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재료 사와 냉장고에 쟁여두고
그놈들 입맛에 맞추는 엄마의 배려다.
혹시 방안에 벌레 한마리라도 숨었을까
손자놈 놀랄까 봐 창문틈 먼지까지 닦는다.
어서 오너라
우리 재현이 왔나?
머리 쓰다듬으며 웃음이 집안에 번진다.
어서오너라
우리 곰돌이 형제들 찬호 세호
세호가 188 우리 집의 제일 대장이다.
천호 공부한다고 고생많구나
조금만 견뎌내자
그걸 이겨내야 인정의 믿음이 온다.
창원 중동에 있는 목민정에 모여드니
온 식구 9명 정원 전원 출석이다.
온통 덩치들이 판을 치고 돌아다니고
재현이가 맨 꽁지나 인형처럼 반긴다.
한식당 예약하여 세 테이블에 앉으니 꽉 찬다.
나오는 음식 둘러마시듯 먹고
빈접시 계속 벨 눌러 보충하니
대식가들 요란스럽게 잘 먹는다.
세호가 먹는걸 줄이는 걸 보니 맛이 없는모양
다들 잘 먹고 나서
내 인사로 오늘 부터 근신 아홉수가 시작된다고 했다.
다 모여주어서 고맙고
찬호 세호 대학입시 공부하는데 고생한다고 하고
재현이 5학년 공부 잘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딸 사위 아들 며느리 가정 잘 꾸리고
사업성공하고 있다니 더욱 번성하기를 빌고 있고
엄마 아빠는 너희들에게 짐이 안되도록 노력하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너희들 사업번창만 힘쓰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맨먼저 5학년 손자놈
교장선생님 훈시 같단다.
모두 동감으로 함께 웃는다.
자리를 옮겨 그린하우스 카페점으로 옮겨서
어른들은 커피로
아이들과 젊은이는 빙수 아이스크림으로
먹는 스타일 다 다르다.
시간 씹으며 오가는 대화로 지겹게 늘어져 놀다가
시간 내주고 음식 내준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부디 내일부터 건강하고 씩씩하게 공부하고
행복을 위해 노력하자고 박수로 마감했다.
그들은 또 각자 봉투로 용돈까지 챙겨주었다.
매년 받지만 염치없이 받는 것도 미안하다.
내일부터 내년까지 근신하며 잘 지내보자
엄마의 옷등에 만져지는 뼈마디가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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