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31 누이집에 가서 봄채소 얻어오다./264 |
갑자기 누이가 호출이다.
만난 지 얼마 안된 상 싶은데
또 만나서 얼굴 보잔다.
뭔가 줄 게 있는가 보다.
아내와 함께 10시경 출발
내 차 봄들녁 드라이브
온 산천에 봄날 화창하고
온 세상에 봄꽃 만발했다.
도로 벚꽃 가로수 꽃그늘 행복로
'꿈 꾸는 동네, 꽃 피는 마을'이다.
반성 마트에서 두유 하나 선물 사고
신촌집에 들어가니 갑자기 일어나신다.
가기전 여러 번 건만
전화기는 대답이 없었었다.
혹시 무슨 일이 일었는지 상상 했었다.
소파에서 울어대도 몰랐다는 이야기에
아침나절 움직인 피로로 너무 고되었던 모양이다.
오전 내내 뒷산 위에 올라가 봄나물 캐고
금방 내려와 쓰러져 잤단다.
팔순 노인이 이제 힘을 못 쓰는가 보다.
참 튼실한 누인데 세월에겐 못 이긴다.
점심 잡수러 가자고
반성 시가지에 나와 에나집에 가서
쇠고기전골에 세 식구 점심 먹었다.
누이는 밥은 절반 밖에 못 먹고
국물은 권하는 대로 다 드신다.
아직도 먹성은 좋은 편이다.
나도 그릇은 다 비웠고
아내도 짧은 입 절반만 먹고 만다.
점심은 내가 카드로 긁었다.
집에 다시 가서 캐 논 나물을 가린다.
뚱딴지 큰봉지 말린 것 당뇨에 좋다고 주고
머위 큰봉지 먼지 떨어내고
쑥 큰봉지 티끌 골라내고
산달래 작은 봉지 흙 떨어내고
묵은 시래기 한 봉지 삶아 얼려둔 것이고
방아잎 작은 봉지 향긋하고
쌀가루 쑥 털털이해 먹으라고 한 봉지
쑥떡 , 달걀 등 냉장고에 있는 것은 다 챙겨준다.
이번주 식목일 조상 제사에 못 온다고
쑥떡 만들어 제삿상에 올리라고 불렀단다.
혼자 있으면서 늘 우리를 생각하고 있다니
난 일이 있을 때만 생각하는게 송구하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상에
머위 데쳐서 고추초장에 찍어 먹는
쌉싸롬한 그 맛
온몸 생기를 돋는 보약이다.
입맛이 확 돌아오는 봄나물
이게 누이의 사랑법이다.
감사하며 또 밥그릇을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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