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3/산책로풍광

동짓달 열사흘 성탄절 달빛 걷기

황와 2023. 12. 25. 21:29
23.12.25 성탄절 중천에 뜬 달빛 산호천변 걷기
           코스 : 집-통합교-한일교-율림교-오호교-통합교(3바퀴)-집
           거리 시간 : 11,270보, 8.34km, 1,7시간
          특색 : 성탄절날 달빛걷기 그림자와 외롭지 않았다.
                     바람 한 점, 캐럴 하나 울리지 않는 고요한밤
                     도랑물소리만 끊임없이 얼음밖으로 울더라          

 

 

오늘은 성탄절 가장 추울 때다.

하늘을 보니 휘엉청 보름 가까운

열사흘 달이 떠서 내려다본다.

오늘 행복한 교회 지붕 첨탑 십자가가 빨갛다.

매서운 바람이라도 불 것 같은데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길가 크리스마스트리 불빛 반짝이는데 

오늘은 목이 쉬었는지 캐럴 한가락도 안들린다.

아마 내가 오기전에 다 틀었는지 모르겠다.

너무나 가라앉은 성탄절 저녁이다.

 

통합교에 나가 도랑가 데크길을 걷는다.

내 발자국 이야기 들으며 걷는다.

산호천 도랑가 물소리 재잘거리며 흐른다.

그 소리따라 내려가며 나도 흘러 간다.

추운 동절기라 모두 온몸 동여매고 

다들 눈만 내놓고 걸으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눈치 안보고 걸으니 자유롭다.

한일타운교 건너서 데크길 

한일2교 건너서 도랑가로 내려선다.

도랑가 고수부지길 걸으니 

하늘에 불빛이 여러개다.

보름달빛 가로등빛 건너 점포에서 새어나온 빛 ......

그림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곁에서 따라다닌다.

어느것인 내 달빛 그림자인가?

쟁쟁이라도 하듯 나에게 달씩 붙었다가 떨어지고

짙어졌다가 옅어지고 다음은 사라지고 

내 모습이 궁금하다.

 

오호교에서 건너가 돌아올라올 때면

등뒤에서 달빛이 날 밀어 올린다.

훨씬 걷기가 활발해진다.

첫바퀴는 무릎 관창하면서 돌고 

다음은 안심놓고 걷고 

세 바퀴 째는 무릎에 돌덩이 하나 올린듯 무겁게 돈다.

아무래도 억지로 걷는다.

살아나려고 발악이다.

어느세 땀이 은근히 배고 체온이 올랐다.

가쁜 숨에 마스크 벗으니 살 것 같다.

마지막 통합교에 도달하니 목표달성이다.

집에서 나서기 전 추위 걱정보다는

마치고 나니 기분 몸 날씬해진다. 

걸어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