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12 우리집안 선조산소 벌초 작업 완료하다./264
장소 : 수의동, 안심방, 뒷뫼, 배망골
산소 : 7대조 通德郞공(휘 再文) 반야동
7대조모 光山金씨 뒷뫼
6대조 篁齋공(휘 嵎) 장흥 수의동
6대조모 朔寧崔씨 뒷뫼
5대조 處士공(휘 聲默) 뒷뫼
5대조모 宜寧南씨 금산 안심방
고조 竹軒공(휘 時長) 대밭 뒤
고조모 碧珍李씨 뒷뫼
증조부모 英瑞공 (휘 壽英, 金寧金씨) 뒷뫼
조부모 直窩공(휘 鉉祉, 昌寧成씨) 뒷뫼
양부모 善夫공(휘 寅浩, 晉陽鄭씨) 질매재
친부모 善仲공(휘 升浩, 晉陽河씨) 질매재
숙부 南坡공(휘 典湖) 뒷뫼
못나고 굽은 소나무가 산소를 지킨다는 말
남말인 줄 알았는데 우리집 말이다.
고향에 등붙이고 산다고
일만 있으면 불러대고 부탁하고
결국 매년 벌초작업 야윈 동생이 틈새로 베었다.
그러나 오늘은 함께모여 하기로 한 작업
각자 도생 따로따로 한다.
성이 오르지만 참는다.
내 할 짓이나 하자
사과공 종중은 새로 만든 배망골 숭모원
병철 형제들 와서 하고
주변 통덕랑 할배 묘소도 함께 했단다.
큰집 병일 형제는 이번에 불참
그들 증조부모 조부모 형 산소만 했단다.
남은 건 누가 할건가
이번엔 내 할 짓 삼형제 모았다.
새벽 5시에 출발하여
고향 가니 6시
먼곳부터 간다.
수의동 비탈길 미끄러져가며 올라
예취기는 동현이가 젊으니 맡고
까꾸리는 동생이
톱은 내가 맡았다.
몸에 부쳐도 땀빼며 휘어진 소나무 벴다.
산속 공기가 시원하다.
길이 없어진 비탈길 땅만 보고 걸었다.
땅에 떨어진 알밤 주워 불룩하게 채웠다.
가을 벌초의 소득이 이런게 기쁨이다.
다시 금산면 안심방 산길을 간다.
안심방고개에 차 박고
풀숲 우거진 오르막길
아침이슬이 바짓가랭이를 적신다.
산등대 능선길 하성가 소나무들이 싱싱하다.
셋이서 부지런히 깎고 검어내고 지시하고
마치고 셋이서 성묘까지 마쳤다.
가져간 얼음물이 시원하다.
땀에 절인 옷이 끈끈하다.
사방 풍광이 푸르게 다가온다.
산능선 휴식 한참 퍼질고 앉았다가 내려왔다.
질매재 넘어오다가
부모님 산소에 성묘하고
혹시나 이번 추석 코로나 여파로
못 올 것 같기에 미리 인사드렸다.
벌초마친 뒤 부모님 해맑은 얼굴이 깨끗하다.
벌초나 성묘는 부모님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 맘 속에 부모님을 모시는 초대작업이다.
돌아가신 부모는 아무것도 모르는 공(空)이지만
우리 가슴에 채우려고 일년에 한번씩 한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이
우리들로 하여금 부모덕을 보지 못한
외롭고 불쌍한 아이로 크도록 했다.
그러나 씩씩하게 눈치 보며 고맙게 잘 컸다.
우릴 낳아 길러주신 것만 해도 그지없이 고맙다.
아침밥 치돗가 병재 형수집에서 사먹고
뒷뫼로 올라가 보니 큰집 동생들이 없다.
언제나 함께 했는데 서운하다.
아마 종중산 문제로 틀어진듯 하다.
어찌되든 곪아 터져야 될 문제다.
뒷뫼 먼당에 올라가
부지런히 제초기 돌렸다.
난 주변 나무 톱질하다가
땅벌에 쏘여 세 방 양손이 얼얼하다.
재빨리 털고 나왔지만 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늙은 인내심으로 참았다가 아린다.
그러나 어쩌랴 다 마치고 내려가야 한다.
조금씩 붓더니 덜해진다.
가만 있을 수 없어서 다시 움직이니
운동 때문에 통증이 사라진다.
네 상부 다 마치고 내려오며
양주머니에 알밤 주워 만복했다.
벌초하는 재미 기쁨도 주고 고통도 준다.
내겐 내 할일 완수했다는 쾌감을 준다.
숙모댁에서 고추 얻고
큰집에서 찧은 쌀과 마늘 싣고
동생집에서 반찬거리 얻고
반성 누이집에서 반찬거리 얻어 실으니
한차 가득 소득도 많다.
진북서부터 밤밭고개까지 거북이 걸음
차들이 온통 나왔다가 도시로 들어간다.
그들도 벌초하러 갔다가 오는 중인듯
조상에 효도하는 사람이 많으니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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