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음악회감상

모짜르트의 호수

황와 2012. 2. 17. 01:44

12.2.16 마산교향악단 정기연주회 3.15아트센타/264

 

오래간 만에 음악의 신을 대면하였다.

볼 일이 말리니 자주 빠진다.

내가 바쁜 사람은 아닌데

아트센타 입구서 부터 장중이 유곤이

제자 가족들 만나니 뜻 깊다.

 

 

모짜르트가 마산에 왔다.

조용한 음악이 봄날 나른한 시(詩)처럼

연주실 안을 몰고다녔다.

자잔한 톱질하듯 바이올린 활이

지붕을 썰고 파곳 음울한 울음과

오보에 둥근 소리 나직히 밤 계곡을 날랐다.

첼로 소리는 수평선을 만들어 대고

고무공처럼 빤댓돌은 퐁퐁 동그라미 그리는

아침 안개낀 호숫가 오리가 물 위에 뜨고

벌써 봄 호수를 연주했다.

어슬픈 내 느낌으로 눈감고 연주했다.

리듬을 만들며 올라앉았다가 뛰어내리고

흔들흔들 몸을 흔들며 빠져갔다.

음악은 그렇게 나를 흔들고 있었다.

 

 

빨간 처녀 성예나 피아노 소리

시 낭송회 온듯 동글동글

빠르게 또 천천히

사라지듯 자글자글 살아나고

게으르게 따라다닌다. 내 어슬픈 귀가

그렇게 혼자 가도록 내버려둔 협연(協演)

시를 쓰듯이 천천히 리듬을 입힌다.

물방울 소리 멎듯 소리가 감긴다.

조용한 속삭임 가슴이 내려앉는다.

알고보니 성재효 딸이라니

두꺼운 박수로 맞고 배웅했다.

 

 

 웅장하고 가슴떨리던 음악이 아닌

조용히 자잔하게 실내악 같은 맵시

산정 호숫가 물결에 노니는 햇빛의 아름다움

거기에 숨어드는 백조들  

모짜르트 음악이 주는 느낌이었다.

 

음악은 해석의 자유

연주자의 연주,

방청객의 감동 느낌,

지휘자마다 연주자마다 방청객마다

다름이 음악이라는 걸 오늘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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