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와 불교, 원자력의 본 고장 법성포
/ 07.9 13-9.14 원자력문화재단 연수회에 참가
영광 법성포를 둘러보고
포구가 땅 깊숙이 박히더니
줄줄이 엮인 집들이
묶인 배 앞에서 번창하다.
포구에 널린 그물마다
베를 들어낸 고기들이
땡볕에 나와 누워있고
한 쾌 두 쾌 엮인 조기들이
점포마다 굴비자랑
추석 준비로 분주하다.
고려 난적 이자겸이 유배와서
이곳 염장 조기 임금께 진상했다는
전설의 굴비 고장
백제 불교가 첫발 내린 성지
간다라식 불가가 선 해안 터에
바닷가 하오 땀에 젖은 게으름들이 관중을 밀어가고
한 무리 주황색 스님들의 외래어 지껄임이 생소하다.
인도 간다라왕국에서 비단길 넘어
티벳, 돈황, 중국 남경을 거쳐
절강성서 배 타고 법성포에 도달한
불법이 성스럽게 도착한 포구 - 불교의 성지
오가며 찾는 식당에선
굴비, 조개, 젓갈, 꽃게, 새우,
서해안의 진미들로
식탁마다 혀가 목구멍으로 따라 넘어간다.
태초의 불이 전국토를 밝히는 이곳
원자력의 무시무시한 경고도
여기선 순한 양처럼 평화롭다.
오가는 건물마다
아무 긴장감 없이 보고 또 듣고
손톱만한 우라늄 알갱이가
수력발전소 9개의 에너지를 낸다니
이곳의 영광이 영광되게
사방으로 사방으로
빛을 뿌린다.
힘을 만든다.
그리하여 환한 웃음소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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