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21 아내와 함께 장모님 산가 벌초하다./264
녹음방초 우거진 산야
장모님은 늘 외로이 푸른 하늘만 바라보고 계신다.
자식들 있다고 해도 남이 되어 만나기 드물고
여름내내 억수비에 자라나는 무성한 풀
몸을 칭칭 감고 위협해 대지만
참고 참으며 기다림 소식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말짱 헛일
애 써서 정성들여 키워나 보았자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움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갔구나.
아들딸 외손자 외손녀
당신 손으로 거두고 키우고 건사했건만
정답고 진정한 고마운 효도 한 번 받지 못하고
언제나 부끄럼만 주시는 할머니
자꾸 죄인이 되어 갑니다.
겨우 1년에 한번 대청소
그것도 번거럽다고 와선
처삼촌 벌초하듯 쥐 파먹은 것 모양
잔디 뜯어 놓고
주과에 약주 한 잔 올리고선
썰렁하게 떠나버리는 오만 불손
죄송합니다.
부부 함께 낫 한 개 들고 가서
베고 뜯고 뽑고
무더위에 정신 몽롱해져도
땀 흘리며 정성을 모아
쉬고 또 쉬어 가며 청소했나이다.
몸은 가도 그 혼은
아직도 우리 내외 추억에 살아있나이다.
본때있게 모시지 못한 점이 후회됩니다.
그러나 자식들 손자들 별탈 없으니
그 모두 애틋한 사랑 주신 덕분이고
손자 외손자들도 제 할일 다하고 있고
외증손자들도 손수 키우셨는데
건장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모두 장모님이 주신 은덕입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좀 깨끗해지니 안심하고 돌아옵니다.
귀가길 경도 종처남댁 들러 어울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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