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장모님 산가 청소하다.

황와 2022. 8. 21. 18:12

                                                                      22.8.21 아내와 함께 장모님 산가 벌초하다./264

 

 

 

녹음방초 우거진 산야

장모님은 늘 외로이 푸른 하늘만 바라보고 계신다.

자식들 있다고 해도 남이 되어 만나기 드물고

여름내내 억수비에 자라나는 무성한 풀

몸을 칭칭 감고 위협해 대지만

참고 참으며 기다림 소식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말짱 헛일

애 써서 정성들여 키워나 보았자

아무도 찾지 않는 외로움

바람처럼 구름처럼 흘러갔구나.

아들딸 외손자 외손녀 

당신 손으로 거두고 키우고 건사했건만

정답고 진정한 고마운 효도 한 번 받지 못하고

언제나 부끄럼만 주시는 할머니

자꾸 죄인이 되어 갑니다.

겨우 1년에 한번 대청소

그것도 번거럽다고 와선 

처삼촌 벌초하듯 쥐 파먹은 것 모양 

잔디 뜯어 놓고 

주과에 약주 한 잔 올리고선 

썰렁하게 떠나버리는 오만 불손 

죄송합니다. 

부부 함께 낫 한 개 들고 가서 

베고 뜯고 뽑고 

무더위에 정신 몽롱해져도 

땀 흘리며 정성을 모아 

쉬고 또 쉬어 가며 청소했나이다.

몸은 가도 그 혼은

아직도 우리 내외 추억에 살아있나이다.

본때있게 모시지 못한 점이 후회됩니다.

그러나 자식들 손자들 별탈 없으니

그 모두  애틋한 사랑 주신 덕분이고

손자 외손자들도 제 할일 다하고 있고

외증손자들도 손수 키우셨는데 

건장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모두 장모님이 주신 은덕입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좀 깨끗해지니 안심하고 돌아옵니다.

귀가길 경도 종처남댁 들러 어울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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