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우리 내외 도토리 줍기 산책

황와 2022. 10. 22. 18:40

 

22.10.22 내외 도토리줍기 갈뫼산 산책하다./264

 

       나이를 먹으니 부부 산책도 로망이다.

       다리 엉치 질질 끌며 다니는 아내

       도토리 많은 곳 숨겨 두었으니

       갈뫼산 숲길 도토리 만나러 갈테야? 

       귀가 쫑긋 선뜻 가잔다.

       평소 어눌한 체력 위험 무릅쓰고 용감하다.

       그 기대가 살아있는 것 같아 고맙다.

       운동한답시고 각자 자전거 몰고 나간다.

       아내의 자전거 경력은 60년이 넘었다.

       평지 남지들판길 통학하면서 탄 실력이다.

       내가 끄는대로 도로 코너를 잘 따라 온다.

       집에서 석전동 역전시장 관통하여 

       가능한한 평지길 간추려

       아내 전임지 북성초등학교를 지나

       원호가족 광명촌에 자전거 묶고 

       도랑가 길따라 올랐다.

       남해고속도로 차 소리가 무척 시끄럽다.

       아내 아마 1년만에 바깥 출입이라

       아프다면서도 잘 따라 온다.

       숲길 걷는 것 자체가 성공이다.   

 

       

     

 

      편백숲에서 아랫길로 내려가

      며칠전 걸은 길을 입구 몰라 헤맨다.

      아내는 뒤에 따라오면서 구시렁댄다.

      풀숲 속을 올라 헤매다가 

      바짓가랭이 온갖 풀씨들이 드러붙어 난리다.

      내가 먼저 헤매다가 길을 찾아

      그 굴밤나무 발견하고는

      아내에게 채집 수확의 체험 나눠주려고

      다시 내려가 아내 찾아 다시 올라와

      아픈 인상이 활짝 펴지며

      먼저 숲속에 엎드린다.

      한아름 큰 도토리나무 하늘 높이 섰다. 

     

      노오란 알알이 굴밤

      옹기종기 키재기하는 마을

      동글동글 한알 

      반닥반닥 또 한알

      수풀 헤치고 줍는 기쁨

      욕심을 줍는 기쁨

      사랑을 줍는 체험 

       숲속의 부부동행

      그녀 좋으니 나도 좋고 

      내가 밝으니 그 이도 웃는다.

      허리 아픈 것이 달아나고 없단다.

      누가누가 많이 줍나 내기하잔다.

      나는 언덕 위쪽을 헤매고 

     그이는 아랫쪽을 헤매고 

     비닐봉지 견주니 둘 다 쎔쎔

     불평하던 아픔은 다 사라지고 

     돌아오던 길은 행복 오솔길.

     벤치에 앉아 털바지에 붙은 풀씨 털어내며

     야윈 뼈다리 만지는 내가 미안하다.

     이토록 살을 팔아 날 보살폈으니

     고맙고 미안한 상쾌한 산책

      자전거 따라 내려오며 

      집에 와 달아보니 반되 쯤 주웠단다.

      도로리 묵 쒀서 쫀득한 묵채 빚어

      기름장에 찍어 먹는 그맛

      벌써부터 입맛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