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22 내외 도토리줍기 갈뫼산 산책하다./264 |
나이를 먹으니 부부 산책도 로망이다.
다리 엉치 질질 끌며 다니는 아내
도토리 많은 곳 숨겨 두었으니
갈뫼산 숲길 도토리 만나러 갈테야?
귀가 쫑긋 선뜻 가잔다.
평소 어눌한 체력 위험 무릅쓰고 용감하다.
그 기대가 살아있는 것 같아 고맙다.
운동한답시고 각자 자전거 몰고 나간다.
아내의 자전거 경력은 60년이 넘었다.
평지 남지들판길 통학하면서 탄 실력이다.
내가 끄는대로 도로 코너를 잘 따라 온다.
집에서 석전동 역전시장 관통하여
가능한한 평지길 간추려
아내 전임지 북성초등학교를 지나
원호가족 광명촌에 자전거 묶고
도랑가 길따라 올랐다.
남해고속도로 차 소리가 무척 시끄럽다.
아내 아마 1년만에 바깥 출입이라
아프다면서도 잘 따라 온다.
숲길 걷는 것 자체가 성공이다.
편백숲에서 아랫길로 내려가
며칠전 걸은 길을 입구 몰라 헤맨다.
아내는 뒤에 따라오면서 구시렁댄다.
풀숲 속을 올라 헤매다가
바짓가랭이 온갖 풀씨들이 드러붙어 난리다.
내가 먼저 헤매다가 길을 찾아
그 굴밤나무 발견하고는
아내에게 채집 수확의 체험 나눠주려고
다시 내려가 아내 찾아 다시 올라와
아픈 인상이 활짝 펴지며
먼저 숲속에 엎드린다.
한아름 큰 도토리나무 하늘 높이 섰다.
노오란 알알이 굴밤
옹기종기 키재기하는 마을
동글동글 한알
반닥반닥 또 한알
수풀 헤치고 줍는 기쁨
욕심을 줍는 기쁨
사랑을 줍는 체험
숲속의 부부동행
그녀 좋으니 나도 좋고
내가 밝으니 그 이도 웃는다.
허리 아픈 것이 달아나고 없단다.
누가누가 많이 줍나 내기하잔다.
나는 언덕 위쪽을 헤매고
그이는 아랫쪽을 헤매고
비닐봉지 견주니 둘 다 쎔쎔
불평하던 아픔은 다 사라지고
돌아오던 길은 행복 오솔길.
벤치에 앉아 털바지에 붙은 풀씨 털어내며
야윈 뼈다리 만지는 내가 미안하다.
이토록 살을 팔아 날 보살폈으니
고맙고 미안한 상쾌한 산책
자전거 따라 내려오며
집에 와 달아보니 반되 쯤 주웠단다.
도로리 묵 쒀서 쫀득한 묵채 빚어
기름장에 찍어 먹는 그맛
벌써부터 입맛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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