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22 장모님 11주기 성묘하다./264
요즘 일흔 중반을 넘고
아내는 아침마다 헛소리 낸다.
아이쿠 어깨야
와 이리 저리노
이리도 힘이 없을꼬
나이가 준 선물을 안고 버티는 소리
곁에서 보면 내 잘못인 양
안스럽다.
아흔여섯 생애 살다간 의인
장모님이 생출한 핏줄
그가 오래 살았듯이
아내도 그렇게 내곁에 오래 살기를
걱정이 기도가 되어간다.
바램보다 썩 모자란 사위
미운 맘 삭이던 그 어머니
가신지 11주기 제삿날
처남댁으로 가져간 제삿날
코로나로 이태동안 갈 수 없고
산수유 노랗게 핀 무덤을 찾는다.
술 한 잔 따라놓고
재배하며 넋두리 하듯 나온다.
제발 자야 건실하게 해 달라고
쾌활하게 다시 일게 해 달라고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기도다.
잘 될 거라는 대답을 듣고 일어선다.
주변 나무 아담하게 이발하고
한참 머물다가 산가를 나온다.
내려오며 종처남집 들러
함께 오래간 만에 내외 만나 왕갈비탕 대접하고
시금치며 대파 보리파 무까지 실어주는
남매 정에 고마움 뿌렸다.
읍사무소 들러 서동 밭 서류도 해 주고
아내 얻은 행복에 겨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마음의 배려였다.
'따뜻한 만남 1 > 가족사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원 나들이 동행 (0) | 2022.04.16 |
---|---|
입곡지, 고려동 종택 아내의 봄나들이 (0) | 2022.04.09 |
나의 원고 종보에 게재 (0) | 2022.01.18 |
내 아버지께서 나온 지수공립초등보통학교 1회 (0) | 2022.01.18 |
엄마 김치 (0) | 2021.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