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남 1/가족사랑기

엄마 김치

황와 2021. 12. 12. 22:24

                                                                                                         21.12.12 김장담갔다./264

 

겨울 월동 사업  김장

아내는 오로지 머리 속에 남은 숙제다.

매일 김장하는 법 영상으로 보며

깨끗한 국산재료 하나씩 준비한 게 약 3개월

매년 해 왔어도 처음하는 사람처럼 진지하다.

그 속 바탕엔 자식사랑 손자사랑이 깔렸다.

'할머니 김치가 맛있다'는데 거절할 수 없다.

아들 손자네 3통

딸 외손자네 3통

우리 먹을 것 2통 

가을부터 붉은 고추 10근 마늘 5접.

배추값 비싸다고 걱정 태산 같더니 

촌배추 살까? 시장배추 살까?

걱정 듣는 내가 다분스럽다.

각종 양념 시장갈 때마다 준비하여 사두고 

외산 암염 두려워 종처남에게 부탁하여

천일염 간수 3년간 뺀 것 두 포 사서 준비하고

또 각종 양념채소 파, 대파, 갓, 무 얻고

생새우 사서 새우젖 담고 

멸치액젖 준비하고

드디어 해남배추 30 포기 배달 받아

온 집안이 구석구석 난리다.  

 

 

 

드디어 12월 11일 결전의 날

배추 십자로 갈라 쌓고 

소금물 타서 담가 절이고

여러 번 야밤에 일어나 간소금 더 질러대더니

하룻밤 지내고 나서 건져서 씻어 

또 하룻밤 재워 물기를 빼니

난 하인이 되고 만다. 

무거운 것이나 들고 나르는 뇌가 없는 하인

시키는대로 암 소리 못하고 움직이는 로봇 

12월 12일 아들네 결혼기념일

축하문자 보내는 것도 잊고

아침 김장속 버므리고  

대강 한 숫갈 아침 뜨고는 

식탁에 앉아 양념 넣어 배추김치 담그기 

온 옷이 빨갛게 김장했다.

우리 정성이 아이들 입에 들어간다.

그 놈들 얼굴 그리며 행복한 상상했다.

아들 딸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추며 

엄마의 머리 속은 아이들 식성에 따라 다 달리한다.

일찍 먹을 것과 늦게 먹을 것까지 계산한다.

또 일찍 얻어 먹은 집 되갚을 계산까지

아침 먹고 시작한 일이 5시간 만에 끝이 난다.

오늘 따라 팔을 들고하니 어깨가 아프다.

전에 없던 반응이라 피곤을 느낀다.

일주일 내내 쉬지 않았던 아내가 장사다.

자식에게 먹일 음식을 장만하면서

김호중 트롯 콧노래까지 나온다.

모든 그릇 마루 청소 마치고

앞치마 벗고 나니 해방이다.

아이들 생각하며 종일 일한 보람

생김치에 돼지수육 싸 먹을 때 보상이 다된다.

내일이면 성남과 창원으로 택배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