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14 월령29회 3제자와 만남(박백수,김원만,김옥연)/264
오래도록 깜깜하더니
백수 전화가 등불을 켠다.
울진 원자력 해안가에 있어야 하는데
느닷없이 마산에 등장한다.
아! 오늘이 토요일이로구나.
몇달 만에 제 집에 왔다.
얼마전 보내준 꽃바구니 다 시들어 버렸는데
늘 내 주변에서 뱅뱅 도는 제자다.
그의 차를 타고 밤외출
산호동 동태탕 집에서
김원만 둔암 촌놈
김옥연 월령1구 예삐 총무
손 잡는 강도가 강하다.
대구뽈찜 매큼하게 붉은 맛
동태탕 뜨거운 얼큰한 맛
밥그릇까지 깨어 먹을듯 맛나다.
이야기하며 가족 자식 안부 물으며
친구들 소식 주고 받았다.
가장 중요한 슬픔은 이창명이 먼 곳 갔단다.
암으로 시들더니 결국 떠나갔다.
그저 조용히 수용하는 참 착한 아이였는데
가슴에 묻는 어버이 맘이 무덤이다.
매번 그들에게서 대접받았으나
오늘 내가 저녁 샀다.
그들 내게 자전거 사준 놈들이다.
젊은이들과 지내자니
그들 스타일대로 밥도 먹고 차도 마셔야 한다.
그들 수준으로 말씨도 나눈다.
농담이 오가는 말을 주고받아도
그걸 이해할 수 있어야 수준이 같아진다.
대화에 나를 그들 수준으로 낮춘다.
함께 웃으며 어울린다.
그들과 만나면 난 젊은이가 된다.
그놈들 눈에도 난 그대로란다.
그들이 준 자전거 전국일주 덕에 젊어진 게다.
장군동으로 옮겨 찻집에 앉아 노닥거렸다.
그들 물음에 대담은 내게 정형을 요구한다.
타락해 가는 사회상과 예절감
자식 손자 동행체험 기회를 많이 주라 했다.
동행에 제외하면 아이들은 자꾸 멀어진다고.
그들도 집안행사에 동행하면서
말은 안 그런 체 토해낸다.
요즙 세상 조류에 호응하지 않으면
범생아(範生兒)들이 외톨이가 되는 몸부림 같다.
대추차 뻑뻑한 진국 다 마시니
어느새 시간이 밤을 지난다.
돌아나오며 집에까지 바래다 준다.
참 순박한 그들 속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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