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만남 2/청아한글샘

아내의 봉사 행위

황와 2019. 11. 16. 23:09

19.11.16 장재갑 병 위문하다./264 


걷기, 야생화, 자전거 벗

아내 잃고 방황하더니

온통 온몸이 무너져 내린다.

머슴 같은 몸에 당뇨병 생기고

온몸 뚱뚱 부어 혼자서 앓고 있다.

짝을 잃었다는 외기러기보다는

충격에 자기 몸을 포기하는 불안이 있다.

요즘 며칠 숨어지내더니

피를 갈아넣는 투석이 시작되었단다.

어쩌랴 불쌍한 인생



아내는 걱정이 앞선다.

한때 친구처럼 지냈던 여성이라

불쌍한 맘 죽은 자보다 남은 자에 쏟는다.

그런데 몸까지 아프고

간호할 사람 딸아이들 밖에 없으니

딸이 오고 사위가  와도 불편하기 마찬가지

오랜 수병에 효자 없다는 말

그들도 천천히 싫증을 내는가 보다.

그래서 최소한의 성의 베풀자고 

면역죽, 전복죽 끓여 보내기로 작정했다.

우린 그에게서 단감 왕감 선물받았다.

친구로 그 정을 갚기로 했다.



아내는 새벽 번개시장 목수건 두르고 나가서

갖은 채소 면역쥬스 재료 사오고

좋다는 채소, 단호박, 더덕, 도라지, 당근, 양파.......

나는 4시간 꼬박 퍼질고 앉아서

채소 더덕 까고 다듬고 칼질해서 

아내는 삶아서 찬합통에 넣어

쥬스를 갈아서 먹도록 준비하고

찹쌀로 전복죽 끓여 한 찬합 싸서 

마치 딸외손자 먹거리 장만하듯  

먹고 기운 차려 빨리 낫기를 합장하며

난 배달부되어 방동으로 실어날랐다.

가니 집에 사람이 없다.

그의 처남댁에 무 가지러 갔단다.

기다려 전하고 오래도록 말씨름했다.

외로운 사람은 말벗이 필요한 터다. 

전복죽 덜어 먹는 걸 보니 안심이다.



만나기전 기다리는 시간동안

창녕함안보에 들렀다.

함안보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미뤄둔 자전거 수첩

자전거 국토종주 인증 받았고

남은 동해안 종주, 섬진강 일부 마치면

전국 그랜드슬램 라이딩 5회를 완주한다.

이제 같이 갈 사람들이 모두 고장 나서 

나도 나이 드니 가기가 자꾸 무섭다.

내년에는 반드시 완주 할 예정이다. 

혼자서라도 나의 의지를 실험할 예정이다.



점심 겸 저녁참 전복죽 맛있게 먹는 모습 보면서 

아내의 고마운 정성이 온정을 다하는 

아름다운 심성에 내가 고맙다.

그는 형수님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평소 서로 챙겨주고 다독여 주는 그 버릇

이제 외톨이 된 인생이 불쌍해

서로 위로하며 남은 인생 어울려 살자고 했다.

떨어지면 또 해 주마고 연락하라 했다.

변함없이 덤덤하게 지내자고

자기 여린 아픈 몸 걱정 다 제쳐두고

가족 챙기듯 병간식 챙겨준 아내

아마 밤이면 아파 끙끙댈 게다.

너무나 고마운 나의 사람이다.


    


학포분교 찾아 박정수 선생 불렀으나

온 문이 다 잠겼다.

오늘 토요일 쉬는 날인 줄 몰랐다.

전화는 현재 받을 수 없다고 자동 대답중이다.  

작은 분교장 가을빛이 곱더라.

사람 못 보고 나오는

내 뒤꼭지가 부끄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