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11 진남회 친구들 만나다./264
진남회 친구들을 만난다.
옛 친구를 만나는 게 추억의 로망이다.
새벽부터 김장하기에 찌들린 몸
노곤한 피로를 없는 척
아내를 이끌고 부산으로 달린다.
가면서 먼저 들릴 곳
남매간 아픈 곳부터 먼저 들어다 봐야 한다.
숙제로 남았던 처남 입원 퇴원
김장한 것 한통 싸 들고 모라동 찾았다.
침대에 누워있는 걸 깨우니 볼이 홀쪽해 졌다.
팔순고개 참 높기는 높은 고개인가보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서
뇌로 피가 안 통하여 관통 시술하고
이제 겨우 정신없이 누워 회복 중이란다.
씩씩하고 진취성있던 창녕 테니스 대장조하던 그 몸
나이엔 어쩔 수 없는 모양
이제 천천히 시들어 간다.
차 한잔으로 우릴 쫓아낸다.
아파트 마당까지 내려오지 않은 배웅 이번이 처음이다.
깜깜한 밤 백양터널 뚫고
네비양 이끄는대로 연제구 외식 1번가
여섯 진남 동기들 내외가 모두 다 모였다.
제법 잘 나가던 추억 인사들 몇년 만인가?
서울서 사일 검사장 내외
부산 일성 세무사 내외
재월 공장사장 내외
연노 변호사사무장 내외
호동 약사 내외
마산서 나 학교장 내외
열 둘 한 타스 18번 방에 반갑다.
여섯이 모두 각기 각업이었다.
이제 모두 퇴직하고 노는 몸들
머리 허옇고 얼굴 목줄기 주름 쪼글쪼글
늙은 태가 모두 자욱하다.
할멈들은 그래도 화장덕에 매꼼한데
내 뱉는 말소리는 아이들 적이다.
서로 사는 소식 묻고 답하고
경력도 이력도 모두 내 버린
그저 평범한 노인들이다.
일성이는 아직도 현직 세무사 돈벌이 중
호동 회장은 부산 40년 떠나
고향 진주역앞 아파트로 이사간다고
함양 서하 별장 농원에 파묻힐 모양이다.
재월이는 아직도 월 목 창원봉암공단
현장 공장에 나가며 돈벌이 소일하고
나머지는 경노당이나 찾을 몸들이다.
모두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
걷고 자전거타고 움직임 게을리 말라고 던졌다.
모두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정론이다.
튼실한 모습 내가 그래도 당당한 모습이다.
아마 10여년 자전거 타고 걸은 덕분이다.
쇠고기 너댓 점 구워먹고
비빔냉면으로 점 찍고
요즘 한 때꺼리 그게 만족이다.
과일, 커피, 아이스크림까지 후식 마쳤는데
다시 2차 새실꺼리 찻집 가자고 떠나는 밤길
먼길 밤운전 어눌해 헤어지고 돌아왔다.
낼 아침 또 부산 금정산 온다는 구실 대고.
참 좋은 놈들이었다.
'고마운 만남 2 > 청아한글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정미 아름다운 맘씨를 조문하다. (0) | 2020.10.10 |
---|---|
말 이빨 검사하다. (0) | 2020.04.18 |
아내의 봉사 행위 (0) | 2019.11.16 |
창원 사의공파 삼총사 연회(然會) (0) | 2019.08.29 |
내 일생 증인 하나를 또 보내다. (0) | 2019.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