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우리 삶 문화
15.12.11 아내와 함께 김장하다.
갈 겨울이 오면
아내는 무언가에 쫒긴다.
매일 잠만 깨면
자전거 몰고 역시장길 나선다.
사 날라도 사 날라도
자꾸 한두 개씩은 빠지는 모양
배추는 남지 종처남이 절여주기로 했고
난 시키는대로 양념을 깐다.
고추 닦아 꼭지 따고
마늘 까다가 손가락 땡깔 아리더니 껍질 벗기고
티비 김장 명인 하는대로 자꾸 보탠다.
멸칫가루, 젖국, 굴, 새우, 조기,생강.........
아마 여남 번 더 사다 날랐을 게다.
오늘 새벽같이 자동차 몰고
절여서 빨아 물 빼어 둔
배추 마흔 포기분
진심으로 마음 주며 고맙게 받아왔다.
일년내내 정성껏 가꾼 배추
밭에서 캐어서 진잎 까내고
4절로 잘라서
간수 뺀 천일염으로 안 짜게 절여서
찬물에 씻어둔 것이다.
우리 집엔 그리해 줄 사람이 없다.
친 동기처럼 생각해 준다.
버무려둔 양념 양푼이
식탁 위에 비닐 깔아 펼쳐두고
서툰 손에 고무장갑 앞치마
을미년 김장 행사 시작이다.
아내는 어깨쭉지 고장
내가 할 수 밖에 없다.
남자 할 일 따로 있다지만
아픈 사람 두고 어찌 가만히 있으랴.
체험해 보니 가사일이 무척 번거롭다.
잔손질과 긴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하루 종일 다 버무리고 나니
오후 다섯시 하루 해가 저물고 만다.
분당 아들 집에 4통
창원 딸 집에 3통
우리 허드랫 김치 4통
차곡차곡 통에 기록을 한다.
어미 애비의 정성이다.
김장은 한국인의 겨울 채비
가정의 일년 농사다.
풍부한 영양가 반찬
특별한 한국의 식문화다.
김장 담그는 날
그집의 잔치요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
우리도 윗층 노교장댁, 장판집 김치 받아먹었다.
아내는 먼저 품앗이 한다고
좋은 배추 골라 양념 붉게 넣고
줄기 찢어 나에게 맛보게 하더니
깨소금 뿌려 보낸 집집마다 배달한다.
옛날 먹을 게 없던 시절
배추 소금물에 절여
고추가루 양념 조금 넣어
빨간 김치 아닌 옥양목 김치
보리밥 한 그릇 그걸로 때웠었다.
지금은 갖가지 양념 덕에
양분과 맛은 고급 음식이다.
김치에 돼지고기 섞어 끓인
김치찌개 더 맛있고
세계가 주시하는 발효 음식
김치가 한류 음식이 되어 번져간다.
이 김치 내 손맛으로 만든 거라
명가 김치보다 더 맛있을 거다.
어미 아비 냄새를 숨겨두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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